선수 씨!
라영은 영혼을 볼 수 있어!(5)

효라빠 장편 소설 20회

by 효라빠

선수는 무거운 마음으로 거래처를 돌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해피 저축은행의 모든 직원들은 각자 업무를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옆자리의 이성재 대리도 선수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현금 뭉치를 손가락에 침까지 바르며 열심히 세고 있었다.

"이 대리님 오늘도 수금 많이 하셨네요?"

"응, 선수 왔네~ 일하느라 자네 들어온지도 몰랐네. 하하"

"네. 며칠 전에는 일하는데 날이 더워 음료수가 마시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제가 지갑을 안 챙겨 갔어요. 갈증이 계속 났지만 할 수 없이 참고 계속 코스를 돌았죠. 나중에 생각해 보니 가방에 현금이 천만 원 가까이 들어있었는데 그게 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안 들더라니까요. 일, 이천 원 정도 음료수 값이야 마시고 사무실에서 내 돈으로 채워 넣어도 되는데도. 하하하"

"야~ 선수가 그런 말 하는 걸 보니 이제 슬슬 진정한 은행원이 되어 가는 거 같은데. 일로 생각하다 보면 돈이 돈으로 안보이지. 일거리로 보이지. 그러고 보면 이 돈이라는 게 참 재밌어. 정말 없으면 안 되는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돈이 많은 엄청난 부자라고 해서 꼭 행복한 것도 아니고, 이 돈이라는 거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살리고 사단도 나고 가끔 이일을 하다 보면 돈이 돈처럼 보이지 않기도 하고... 돈이라는 건 하여튼 재밌는 물건이야"

"그러게요. 이 종이 쪼가리가 뭐라고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질 때가 많으니까요."

"앞으로 일하다 보면 이 돈 때문에 더러운 꼴도 많이 보게 될 거야. 안 보면 좋겠지만..."

"네. 선배님"

한창 바쁜 시간이라 둘의 대화는 간단하게 끝났다. 은행의 하루 시제가 마감이 됐다. 직원들은 돈에 의해 녹초가 된 듯 서둘러 퇴근을 했다.

선수도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정육코너 사장인 대현과의 저녁 약속이 있어 발길을 그쪽으로 돌렸다. 어머니 전 여사가 저녁을 차려 놓고 기다릴 거 같아 엄마에게 간단하게 카톡을 남겼다.


[엄마~ 저 회사에서 일이 있어서 저녁 먹고 들어갈게요~ 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식사하세요]

[그래. 술 많이 먹지 말고 일찍 들어와]

[네. 엄마.]

[그래. 일았다]

전 여사와 짧은 카톡을 끝냈다. 저녁을 다른 데서 먹는다는 카톡을 보내는 선수는 마음이 착잡했다. 아버지는 여전히 자기 고집만 내세웠고 하나라도 맘에 안 들면 소리를 질렀다. 전 여사는 이혼과 독립, 어떤 결정도 못 내리는 갈팡질팡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볼 때마다 속이 상했다. 그래서 저녁시간에는 옆에서 많이 못 챙겨주는 엄마와 꼭 함께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날은 대현과의 약속 있어 어쩔 수 없었다.

터벅터벅 걸어서 그리 멀지 않은 마트 앞에 도착했다.

카운터의 마트 여사장이 선수를 보더니 말을 걸었다.

"선수 씨~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수금하러 온 거는 아닌 거 같은데"

"아~ 대현이 형님 좀 만나러 왔어요."

"그래. 오늘 많이 피곤했나 봐? 얼굴이 핼쑥해졌는데"

"아뇨. 괜찮아요. 하하하"

"그래. 일 보고 가~"

"네. 사장님"

선수는 피곤하지 않다고 말은 했지만 얼굴에 표시가 났는지 마트 여사장이 바로 물었다. 낮에 라영과의 전화통화가 계속 머릿속에 머물러 기분이 하루 종일 좋지 않았다. 대현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생각하니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커피숍에 라영이 있나 지나치며 봤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뚜벅뚜벅 걸여 정육코너로 향했다.


"형님~ 저 왔어요"

"응. 선수 왔어?"

"벌써 세팅을 다 해놓으셨네요. 하하"

"그럼. 선수가 온다는데~ 한우 등심까지 꺼내 놓았는걸... "

"우와~ 때깔 보소~ 마블링이 장난 아닌데요. 이거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공장도 가격으로 먹는 거니까. 많이 먹어. 하하"

"형님 덕분에 오래간만에 목에 때좀 벗기겠는데요"

"그래? 하하하"

선수가 도착하자 대현은 정육점 문을 닫고 고기 구을 준비를 하며 선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현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선수를 만나자 조금 펴지는 거 같았다.

둘은 가스버너를 가운데 놓고 고기를 구우며 소주를 한잔씩 주고받았다. 취기가 조금 오르자 선수가 마음속에 담고 있던 말을 꺼냈다.

"형님~ 요즘 무슨 일 있으시죠?"

"왜? 그렇게 보여?"

"네... 낮에 낮술 하는 거도 그렇고 수금 다니며 볼 때마다 얼굴 표정이 많이 안 좋더라고요. 말수도 전과같이 없어지고"

"그러던가? 뭐... 틀린 말은 아니네. 요즘 좋은 일이 안 생기네. 하하"

"무슨 일인데요?"

대현이 쓴웃음 지으며 그의 솥뚜껑만 한 손으로 잔에 가득 채워진 소주를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캬~~~ 쓰다 써~, 선수~ 인생이라는 게 이 쓰디쓴 소주 같아. 내 인생은 왜 이리 안 풀리는지 모르겠어"

"형님만 그러겠어요. 저도 그래요."

"그래도 자네는 지금 이렇게 은행원이라도 하잖아."

"그럼 형님은 정육점 사장님 하면서 돈 잘 벌잖아요."

"돈? 보기엔 그러지. 하긴 정육점만 하면 잘 벌었겠지"

"형님 가게 매출은 형님보다 제가 더 잘 알걸요. 매일 수금 다니니까요. 하하. 많을 때 하루에도 제 월급만큼 매출을 올리면서 왜 그렇게 죽는소리하세요"

"그런가? 선수는 인생이 살만해? 나는 정말 죽고 싶다. 왜 내 인생은 이렇게 안 풀리는지 모르겠어. 대학교 때까지는 죽어라 운동만 했는데, 나름 시합 결과도 좋았고 그러다 졸업할 무렵 훈련하다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지. 수술을 했는데 그전만큼 운동이 되지 않더라고. 가장 중요할 때 성적이 안 나오니 실업팀도 못 가고 운동을 접었지. 대학 졸업하고 회사 취업하려고 거짓말 않고 100번도 넘게 입사원서 쓰고 면접 봤는데 회사는 다 떨어지더라고. 전공이 힘쓰는 거라고 어떻게 들어간 데라고는 용역업체 같은 덴데 없는 사람들 한테 겁주면서 일하는 것도, 참나 맘 상해서 일 못하겠더구먼. 그러다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유도 단증이 있어 유도 체육관을 차렸지. 초반에 관원도 많고 했는데 코로나가 바로 터지더니 할 수 없이 1년도 못 채우고 접었지. 그나마 이 가게는 잘 되고 있어서 다행이야. 이것도 내가 돈이 없다 보니 부모님이 있는 돈 없는 돈에 대출까지 해서 차려 주셨지. 정말 감사할 뿐이야. 그나마 이일 하면서 좀 안정적으로 생활 좀 하고 있지"

"형님도 고생 많으셨네요. 그래도 지금 잘 되니까 괜찮은 거 아니에요?"

"거기서 끝이면 다행이게... 아버지가 이 정육점 차리려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받는데 친구분이 많이 도와주셨어, 그분이 보증을 서달라고 해서 보증을 서주셨나 봐. 그런데 그 친구분 회사가 코로나로 몇 달 전에 부도가 나버렸어. 그래서 보증을 선 아버지까지 힘들어졌어. 이제 이 가게도 정리해서 빚 정리해야 할 거 같아. "

"네? 정말이요? 장사 잘되잖아요?"

"솔직히 정리하기 아까운데. 빚보증 선 게 3억인데 여기 정리하면 보증금에 권리금 받으면 한 2억 정도 될듯해, 그거로 급한 불 먼저 꺼야 할 거 같아 안 그러면 아버지 집에 차압 들어오게 생겼어, 나 혼자 살자고 그렇게 할 수는 없잖아. 어쩐지 나같이 지지리 복도 없는 놈이 장사가 잘된다 했지. 허허허"

말을 끝낸 대현이 쓰디쓴 소주를 입에 털어 넣었다.

대현의 말을 듣는데 선수도 가슴이 턱 막혔다. 대현을 볼 때마다 자기처럼 많은 실패 속에서 지금은 다행스럽게 잘 살아간다는 동질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현의 그나마 평안했던 현실이 깨져버린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위로라고 해줄 수 있는 건 자신도 일이 안 풀렸던 사람이라고 말하는 거 말고는 없었다.


"형님~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방법을 찾아보면 길이 보일 거예요. 솔직히 제가 형님을 거래처로 다니면서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제가 형님을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아서였을 거예요. 저는 형님이 정육점 하기 전에 그렇게 많은 맘고생을 했는지 몰랐지만. 유도선수를 하다 부상으로 접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저도 대학 졸업하고부터 줄곧 공무원 공부만 하느라 직장다운 직장도 다녀보지 못했어요. 맨날 시험만 보면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어느 정도였냐면 합격은 제 팔자에 없는 놈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창문도 없이 빛도 들어오지 않는 노량진 고시학원 쪽방에서 몇 년을 처박혀 공부만 하다 보니 친구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사람 만나는 거 자체가 무서웠어요. 맨날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지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잃어서 무얼 해도 안될 거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운 좋게 여기에 들어오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어떻게 합격했는지 모르겠어요. 5월에 합격 문자 받았을 때 저는 꿈인지 알았어요. 제 인생에서 합격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꿈이 아니더라구요. 여기 입사해 이성재 대리님에게 인수인계받고 형님처럼 거래처도 하나씩 들리고 조합원들과 이런저런 대화고 하며 제가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금도 내가 이렇게 잘하고 있다는 게 불안하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열심히 사시는 형님을 보면서도 정말 큰 힘을 얻었어요. 그런 형님이 이렇게 세상을 다 산 사람처럼 말씀해 버리니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까지 너무 힘이 빠져요."

"선수 자네가 사람 잘못 봤네. 나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야."

"무슨 말씀이세요. 저한테 형님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에요. 대단한 사람이 별거예요 자기 일에 묵묵히 열심히 하는 사람이 대단한 거지"

"참나~ 자네 사람 비행기 태우기는 일등이네. 허허"

대현이 무안한 지 헛웃음을 지었다.

"아니라니까 그러네요 "

"그랬으면 좋을 텐데... 내 상황이 지금 많이 어려워. 이제 정말 자리 잡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어 버리니 안타깝기도 하고, 모르겠다... 모르겠어... 이것도 부모님이 해주신 건데 내 생각만 해서 가게를 계속할 수 없을 거 같아. 아까도 말했지만 정리해야 할 거 같아. 어쩌면 자네와 내가 여기서 이렇게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

펑퍼짐한 얼굴의 대현의 볼에 뜨거운 게 흘러내렸다. 선수는 못 본 척 살짝 고개를 돌렸다. 대현은 또 소주를 털어 넣었다. 소주잔을 내려놓은 곰발바닥 같은 억센 손으로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가스버너 위의 불판에 소고기 몇 점이 까맣게 타들어 갔지만 둘 다 집을 생각을 못했다. 그 둘의 가슴은 몇 점의 소고기보다 더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형님.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세상 사람들 다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돌아다니고, 인스타그램이나 sns에 좋은 사진만 올리지만 그 속은 다 행복하지만은 않을 거예요. 저도 누구한테 말하기 그러지만 부모님 문제로 골치 아파 죽겠어요. 아버지, 어머니가 낼모레면 이혼할지도 모르는데 형님은 그런 걱정은 안 하잖아요. 알게 모르게 다 힘들고 가슴 아픈 사연은 다 하나씩 있으니 형님만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척하지 마세요!"

대현의 암울한 말에 선수가 흥분하며 자신의 고민거리까지 꺼냈다.

"그래. 네 말도 틀린 말은 아니야. 누구든지 다 아픈 속은 가지고 있겠지. 그나저나 선수야~ 그 돈이 뭣이라고 왜 이렇게 인생이 지랄이냐... 진짜 살기 싫다... 싫어... 여기 정리하면 또 뭐하고 살아야 하냐? 이제 나이도 30십대 중반이고 벌어 놓은것도 없고 그나마 처자식 없어서 다행이긴 하다만... 나하나 죽어버리면 끝나기 때문에"

"형님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고,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어요. 지금은 힘들어도 더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사람 앞 날은 모르는 거예요"

"젠장. 모르겠다. 모르겠어. 내 인생은 그런 거랑 안 맞는 거 같다. 후~"

대현이 선수의 위로에도 힘이 나지 않는지 하늘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형님~ 우리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해서 그 걸로 보증 선거 먼저 갚으면 안 될까요?"

"그거 진작 알아봤지. 낮에 대부계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내가 신용등급이 안 좋아서 그렇게 많이는 안된데."

"그래요... 그래도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조금만 참고 생각해 보게요"

"그래. 말이라도 고맙다. 그런데 이제는 용기가 안난다. 아니 용기가 아니라 다 그만 접고 싶다.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거도 힘겹다. 내 인생은 여기까진가 보다."

대현이 취기가 올라 감정 주체가 안 되는 듯했다. 테이블 밑에는 쓰러진 소주병 대여섯개가 뒹굴었다. 둘이 마신 거 치거는 꽤 많은 양이었다.

선수는 라영에게 들었던 저승사자에 관한 말은 하나도 꺼내지 못했다. 지금도 살기 싫다고 말하는 대현에게 저승사자 이야기를 꺼내면 오히려 환영한다고 할거 같았다. 선수는 대현이 술을 더 먹으면 안 될 거 같아 급히 술자리를 마무리했다. 대현은 더 마시고 싶은 눈치였지만 선수의 고집을 꺽지 못했다. 대현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정육코너 한쪽에 있는 골방에서 잘거라고 했다. 선수는 대현을 위로해주는 말 몇 마디 더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현을 두고 나오는데 못내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선수는 자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몇 년 전 노량진 같은 고시원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선수는 둘 다 시험에 계속 떨어졌고 선수는 공무원 시험을 접고 집으로 내려왔다. 노량진에 혼자 남은 친구는 한 번만 더 해보라는 아버지의 강요에 어쩔 수 없이 고시원 생활을 1년 더 하기로 했었다. 이미 마음을 접은 그 친구의 고시원 생활은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부모님 압박에 마지못해 있는 것이었다. 독서실보다는 게임방을 더 들락거렸다.

열심히 공부하냐며 카톡을 해보면 다 접고 백수생활을 하는 선수가 부럽다는 말이 다였다. 그러면 선수는 백수가 뭐가 부럽냐고 힘내서 열심히 하라고 다그쳤다. 너무 힘들면 내려오라고 해도 아버지가 무서워 내려갈 수 없다는 소리뿐이었다. 그나마 둘이 같이 있을 때는 서로 위안이 되어 힘든 고시원 생활을 참고 이겨냈는데 혼자 남은 친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가끔 살기 싫다는 카톡이 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선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면접 준비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을 때 친구에게서 한 밤중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주로 카톡만 하다 찍혀있는 부재중 전화 한 통이었다. 선수는 다음에 통화하지 하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그냥 넘겨버렸다.

그다음 날이었다. 친구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 아버지와의 전화통화는 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하는 말에 선수는 들고 있던 스마트 폰을 놓치고 말았다. 친구의 자살 소식이었다. 가장 힘들 때 함께했던 친구의 소식에 선수는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 지금도 가끔 핸드폰을 열 때면 그때 찍혀 있었던 친구의 부재중 수신 번호가 떠올랐다. 그 일이 있은 후 선수는 한동안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 모든 게 자신이 잘못해서 친구가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에게 맨날 당하는 엄마 전 여사가 불쌍해서, 그런 엄마에게 아픈 상처를 하나 더 만들어 줄 수 없어서 정신을 차렸다.

운 좋게 해피 저축은행에 입사해 일을 하고 있는데, 대현의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에 그 친구가 생각나 다시금 자살이라는 멍에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다는 걸 알았다.

술기운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대현의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걱정과 친구의 자살생각뿐이었다.


'선수 씨 라영은 영혼을 볼 수 있어!' 6회로 이어집니다.

(월, 금요일 주 2회 올릴 계획입니다. 바쁘면 못 지킬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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