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도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며 물질적인 무소유만 생각했지 정신적인 무소유는 생각하지 않은 거 같다.
나는 독서와 글쓰기만큼 운동을 좋아한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를 단련시키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 요즘은 주짓수란 운동을 새롭게 시작했다. 작년 연말부터 했으니 초보라 할 수 있다.
저번 주에는 주짓수 시합을 출전했다. 두 번째 주짓수 시합이었다.
노기(도복 없이) 주짓수 시합 결승전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리드하고 있는 결승전 게임이었다. 30초가 남은 상태에서 다리에 경련이 왔다. 고통스러웠다. 심판은 나에게 시합을 계속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점수판의 시간은 30초를 남겨 놓고 있었다. 내가 점수를 이기고 있어서 그 시간만 버티면 금메달이었다. 다리의 상태는 시합을 할 수 없었는데 강행했다.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신력도 한계가 있는 법, 부상당한 내 다리는 마지막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무너졌다. 상대가 점수를 따고 경기는 끝이 났다.
아쉬웠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했다. 그렇게 은메달을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시합 중 경련을 일으킨 왼쪽 종아리는 퉁퉁 붓기 시작했다.
며칠간의 병가를 내고 회사를 쉈다. 다리는 조금씩 좋아지는 듯했다. 집중이 되지 않았지만 미뤄둔 소설 쓰기도 하고 시 필사도 했다. 조금 좋아진 다리를 보며 다시 운동도 했다. 자고 일어난 다리는 그 전보다 퉁퉁 부어있었다.
그때서야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하는 미련함에 후회가 밀려왔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물질적 무소유만큼 정신적 무소유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
'나 스스로에게 얼마나 휴식을 주고 있을까?'
'왜 쉼 없이 달리려 할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쉬어가라고 하면서 나 자신은 쉬어간 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봤다.
매일 운동하고, 매일 책 읽고, 매일 시 필사하고 하루도 정신적 무소유를 하지 않았던 거 같았다.
운동을 하면 죽기 살기로 했고,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며, 글을 쓸려면 더 재밌게 써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생각해 보면 참 바보 같은 행동이다. 먹고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힘들게 할까라는 고민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