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교복을 빨며.

by 효라빠

교복을 빨다

너를 보았다


종이 위에 쓰여진 글자가 무엇이길래

종이 위에 그려진 숫자가 무엇이길래

네모난 그곳에 너를 가두어 놓을까


봄이 오는 날

날아 보아도

비가 오는 날

느껴 보아도

꽃이 피는 날

거닐어 보아도

그립기만 할 이때에


너는 빨랫줄에 걸려 모진 바람에

영혼 없이 흐느적거리는

젖은 빨래가 되어 버렸다


바람이 분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흔들리는 빨랫줄이 위태로운 외줄과 같다


교복을 빨다

눈물을 보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