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단둘이 처음 밥을 먹었다
이로시장 원조이로 순대국밥집이다
소주 한 잔 하실 거냐고 물었다
얼마냐고 물으시길래
사천 원이요 했다
혼자 다 먹지도 못할걸......
됐다 하시곤 순댓국을 드셨다
나도 따라 순댓국을 먹었다
진한 국물이 아버지 인생 같았다
반가움 반 미안함 반으로 국밥값을 치렀다
아버지가 앞서 걸었다
바스락 거리며 길가의 낙엽이 밟혔다
문 닫은 철공소의 식어버린 용광로처럼
축 쳐진 그의 어깨에 가을이 내려와 있었다.
가슴이 아리다
가을이 왔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