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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의 구실 Apr 14. 2024

운동이 [마무리]에 미치는 영향

용두사미로 끝나기 않게, 거꾸리로 마무리!

"평소에 거꾸리 해요?"


골반통증을 호소하던 내게 훅 들어온 질문. 나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다. 거꾸리를 시도해 볼 생각 조차 하지 않은 데다 운동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나 시간 때우기 위해 하는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도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전직 헬스트레이너였던 동료 언니가 요즘은 내 골반 상태를 종종 체크해주곤 한다. 자세부터 스트레칭 방법까지 아낌없이 꿀팁을 전수해 주시는 덕에 운동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물론 PT를 2년 전에 배우긴 했지만 오래전이라 까먹은 것도 있고, 또 혼자 운동을 하다 보니 다소 무식하고 과격하게 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언니가 잘 잡아주시곤 한다. 이런 공짜 꿀팁을 나만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전직 헬스트레이너에게 '거꾸리'라는 단어를 들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거꾸리를 꼭 해야 한단 말을 듣는 순간 나의 편견은 사라졌고, '쓰앵님!' 하면서 한번 해보고 싶어졌다. 의외로 거꾸리가 허리통증, 골반통증도 잡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


생각해 보면 혼자 운동을 하면서 늘 간과했던 것 중 하나가 스트레칭이었다. 필라테스 30회 이후로 스트레칭과는 담을 쌓았더랬다.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그 고통이 싫어서 피했지만, 그렇게 고통을 피한 결과가 찌릿한 통증이라니... 차라리 근육 한번 찢어지는 게 낫겠구나 싶었다.



거꾸리 운동은 허리 쪽 디스크나 근육, 인대 등의 압력을 해소시킬 수 있으며 압력으로 인해 눌려있던 허리를 펴줄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척추협착증 운동이다. 몸을 거꾸로 매달리기 때문에 몸을 늘려주고 당겨주는 견인효과가 있어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거꾸리 운동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논문 역시 많이 발표되어 있다. 


출처 : 모커리 한방병원 홈페이지



거꾸리를 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나. 체중 감량하면 뭐 하나... 이런 기본 적인 것도 몰랐는 걸. 하지만 자책은 여기까지만 하려 한다. 이제부터라도 하면 되지 뭐! 잠시나마 거꾸리를 무시했던 나를 반성하고서, 거꾸리 머신에 몸을 실었다. 

발 고정 시키는 건 절대 빼먹지 않는 편ㅋㅋㅋㅋ


우선 넘어지지 않게 발을 고정시켜 주고 본격적으로 몸을 거꾸로 기울여본다. 처음 할 땐 조금만 기울여도 얼굴에 피가 몰리는 느낌이 너무 괴로웠다. 게다가 또 점점 더 내리면 다리에 머리를 쿵 하고 받을 것 같은 괜한 걱정도 해봤다. 그러다 보니 며칠간은 경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 완만했다. 거의 일자로 누웠다 싶을 정도여서 지금 생각하면 민망하기도 하다.


피 쏠리는 이 짜릿함을 끊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


하지만 거꾸리를 한 지 일주일이 된 지금 이제는 과감히 180° 각도의 수직으로 몸을 내려본다. 여전히 피가 쏠리는 느낌을 오랫동안 참아내긴 어렵지만 조금씩 시간을 늘려보려 한다. 어찌 됐든 이제 운동 후에는 꼭 거꾸리를 빼놓지 않는다. 


근데 또 글을 쓰며 자료를 찾아보니까 너무 수직으로 하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수직으로 기울였을 때의 짜릿함을 알아버렸기에 당분간은 피 쏠리는 고통을 즐겨보려고 한다. 내 골반이 다시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다시 얌전하게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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