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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의 구실 Apr 07. 2024

운동이 [엉덩이]에 미치는 영향

엉덩이 근육 업! 하체 파워를 위한 밑작업! 파워레그 프레스

"엉덩이 한 번 만져봐도 돼요?"


살다 살다 이런 말을 듣는 날도 온다. 하지만 오히려 불쾌함 지수 0%, 성취감 100%. 

과연 난 이 대답에 뭐라고 했을까? 


"만져보셔도 돼요."


수줍게 건넨 그 대답에 여자 동료는 기다렸다는 듯 살포시 내 엉덩이에 손을 얹었다. 어차피 집에 가는 길이었고, 옷도 다 입은 상태였으니 문제 될 건 없었다. 불쾌감? 저리 비켜! 그동안 운동을 열심히 한 보람이 물씬 느껴지는 하루였다. 짧은 순간의 스킨십이었지만 덕분에 좀 친해진 거 같기도 하다. 둘 사이에 있던 어색했던 공기가 조금은 풀리는 느낌. 엉덩이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참 부끄럽긴 하지만.


운동을 암만 해도 허벅지랑 종아리는 잘 빠지지 않아서 우울해하던 때여서 그런지 유독 더 기분이 좋았다. 지금보다 더 말랐던 학창 시절 때를 떠올려도 하체만큼은 튼튼이였으니까. 그래서인지 교복 핏이 예쁘질 않았다. 우리나라 여고 교복치마가 또 길이가 애매하다 보니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고. 


물론 운동을 하는 지금도 학창 시절 때와 하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엉덩이 부피가 좀 줄고 근육이 붙은 정도로 다듬어지긴 했다. 그래서인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만져보고 싶은 엉덩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운동을 할수록 두꺼운 내 허벅지는 오히려 더 건강하게, 보기 좋다고 느껴졌다. 누군가에겐 내 하체가 '하비(하체비만)'에 지나지 않겠지만 또 누군가에겐 '닮고 싶은 하체'일 수도 있다는 나름의 양면성을 깨닫고 나니 운테기도 가까스로 극복할 수 있었다.


"운동 어떤 거 하셨어요?"


엉덩이를 살짝 터치하듯 만졌던 그 여자 동료는 나에게 여러 질문을 던졌다. 어떤 운동을 했는지, 몇 개월 했는지 등의 질문들이었다. 인터뷰하는 기분을 들게 해 줘서 참 고맙기도 했다. 난 한 개의 질문도 빠짐없이 모두 다 대답했다.


"필라테스는 3개월 밖에 안 했고, 예전에 PT 받은 게 있어서 지금은 혼자 헬스하고 있어요."


그렇게 유쾌한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늘 할 하체 운동을 떠올렸다. 며칠 동안 안 했던 파워 레그 프레스를 꼭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엉덩이의 살을 걷어내고 근육을 길러준 아주 나이스한 운동.



파워레그 프레스란? 

말 그대로 파워(힘)와 레그(다리)를 프레스(밀어내다)라는 뜻으로 다리를 풀로 무릎을 펴 밀어내는 하체 운동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세리나의 운동 다이어트 트렌드>



한동안 스쿼트와 런지를 하루에 모두 하기가 지치기도 하고, 스쿼트가 지겹다고 느껴질 때 대안으로 하기 딱 좋은 운동이다. 실제로도 스쿼트를 구현하고자 만든 머신 중 하나라고 하니, 운동효과는 보장한다. 누워서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는 게 힘들면서도 편한 운동이라 자주 하는 편이다.


실제로 본인 체중의 2배까지도 들어 올릴 수 있는 머신이라고 하니, 이 머신에만 올라가면 자신감이 근육 붙듯 착착 붙는다. 양 쪽에 20kg 3개를 걸고, 들었다 올렸다 하는 내 하체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마치 내가 천하장사가 된 기분이랄까.



발판 위쪽에 양 발을 올리고, 발 간격은 어깨너비만큼 벌려도 되고 더 넓게 벌려도 된다. 심지어 더 좁게 벌려도 된다. 발 위치에 다라 자극 부위가 조금씩 다른 운동이라 한 머신에서 여러 효과를 경험해 볼 수도 있다. 


한번 골반을 다친 이후로 최근에는 하체 운동에 신경 쓰는 편이다. 워킹런지는 매일 120번씩, 파워레그 프레스는 50번씩 3세트 정도 한다. 그전까지는 인바디를 잴 때마다 상체에 근육이 너무 없다고 나와서 상체 운동에만 집중을 했다면 이번엔 내 소중한 골반을 위해 하체의 상체의 운동을 7:3 비율로 하고 있다.


이렇게 운동일지를 기록하면서도 사실 난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엔 PT 끊은 돈이 아까워서 빠지지 않았던 거고, 지금은 약 부작용이 두려워 다소 강박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사실 좋아서 해야 오래갈 수 있다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좀 변했다. '하고 싶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을 때 비로소 내 몸뚱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난 내일도 우리 집 지하 3층 헬스장을 갈 것이다. 별 다른 목표와 이유 없이. 계속해나간다면 건강해진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되리라 믿는다.


하체뚠뚠이의 파워레그 프레스. 오늘도 엉덩이를 위해 뿌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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