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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의 구실 Mar 17. 2024

운동이 [부상]에 미치는 영향

달릴 수 없다면 운동을 쉰다? 아니! 사이클을 타면 되지!

그렇게 두 달이란 시간 동안 7kg을 감량하면서 '해냈다'는 커다란 성취감을 얻었고 그와 동시에 부상도 함께 덤으로 따라왔다. 평소보다 더 많이 뛴 탓에 고관절이 삔 것처럼 아팠고, 걸을 때나 앉았다 일어날 때 특히 더 통증이 심해졌다. 유튜브에 있는 스트레칭 좀 하면 괜찮겠거니 했지만 도통 나아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뛰면 뛸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다.


사실 이렇게 부상을 당한 게 처음은 아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검지, 중지 팔톱 안에 물집이라는 게 잡혔고, 그 부분은 지금 멍이 들어 발톱이 빠질 듯 말 듯 한 상황이다. 양말을 그동안 너무 얇은 발목양말을 신었고, 새로 바꾼 러닝화에 적응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최대한 발에 힘을 주지 않고 조심스럽게 뛰었다. 하지만 부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왼쪽 발목을 삐었고, 그 이유가 물집 잡힌 곳을 신경 쓰며 뛰다 보니 발목에 무리가 간 것이었다.


열심히 운동하다가 다치면 이렇게나 서럽다. 그냥 길 제대로 안 보고 넘어지는 것처럼 내 부주의로 인한 게 아니라 (물론 자세가 바르지 못했다는 부주의함도 있긴 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힘든 순간을 참아내는 과정에서 이런 부상이 생기면 운동도 쉬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도로 다시 살이 쪄버릴 것 같은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계속되는 부상에 가족들은 쉬라고 했고 운동을 가지 못하게 말릴 정도였지만 '난 그래도 가야 해!'라며 마치 달려라 하니처럼 의지를 놓지 못했다. 하니는 마라톤 선수라도 되는데 내가 뭐라고 이렇게 객기를 부리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동안만 객기를 멈춰보기로 하고 운동을 쉬기로 결심했다. 공휴일, 주일을 제외하고 운동을 자발적으로 쉬는 게 두 달 만에 처음이었다. 일단 집 근처 한의원으로 갔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고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대퇴근이 지쳐있는 상태라고 한다.



대퇴근 : 대퇴사두근은 쉽게 말해 허벅지 앞 근육을 일컫는다.

대퇴사두근이라고 하는 것은 대퇴란 넓적다리를 말하며, 넓적다리에 4개의 머리근육을 말하고, 네 개의 머리근육은 대퇴직근, 외측광근, 중간광근, 내측광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대퇴사두근 운동 위치 역할 / 대퇴사두근 단축증 원인 증상|작성자 건강일상



오랜만에 침을 맞고 부항을 뜨고 나니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부항을 뜨고 나서 피를 뽑을 때 엄청나게 뭉친 어혈을 조무사분이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 어혈을 보고 징그럽다는 느낌 보단 오히려 쾌감을 느꼈다. 


'와 이만큼이 내 통증의 원인이었구나! 아이고 속 시원해라!' 


그렇게 치료를 마치고 난 후, 당연히 운동을 쉬라고 말할 줄 알았기에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하고 있었지만 반전이 있었다. 한의사분이 워낙 운동에 진심이었고, 나에게 한마디 하며 신신당부를 했다.


"아프다고 운동 쉬지 말고, 스트레칭 많이 하고 사이클 타세요."


운동을 싫어하던 예전의 나였다면 '제정신인가?'싶겠지만 지금의 나는 그 말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오히려 좋아!!'


대체할 운동이 있다는 사실에 다행이다 싶었다. 물론 뛰는 것만큼 효과 좋은 유산소는 없지만 사이클도 땀은 어마어마했다. 사실 사이클 타는 것을 매우 싫어했던 나는 늘 뛰거나 근력운동만 했고, 사이클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예전에 스피닝 한번 했다가 다리가 터질 거 같은 느낌을 경험해 봤기 때문인 데다 스피닝처럼 타지 않을 바에는 살 빠지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 같은 착각에서였다.


하지만 막상 사이클을 노래에 맞추어 타보니 15분도 안되어 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고,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빠른 곡의 비트에 맞추어 페달을 밟으니 등과 목에 땀줄기가 느껴졌다. 사이클도 할 만하다는 걸 느끼고 난 후에는 안장통을 마주해야 했지만 이는 다행히 오래가지 않았다.



안장통 : 좁고 딱딱한 안장에 몇 시간씩 앉아 있으면 나타나는 통증. 엉덩이뼈와 인근이 저릿하게 아픈 근육 통증과 피부가 쓸려 짓무르거나 염증이 생기는 피부 통증 두 가지가 있다.


[출처] 헤럴드경제, 헬스조선



운동하면서도 한의원은 4일 동안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어혈이 줄어드는 걸 보고 또 한 번 쾌감을 느꼈다. 생각보다 빨리 낫고 있단 사실에 다행이기도 했다. 그리고 많이 나아지고 나니 한의사분은 이제는 조금씩 달려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60개 하던 스쿼트도 100개를 하라고, 런지도 마찬가지로 발씩 100회를 하라고 말할 정도로 운동을 절대 멈추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운동을 하루쯤은 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얄짤 없다.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나를 빡세게 훈련 아닌 훈련을 시켜준 덕에 사이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다리가 또다시 아파올 때면 사이클을 해야겠다. 사실 어제도 살살 뛰라는 말을 안 듣고 평소처럼 뛰었더니 조금씩 골반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당분간은 러닝 60분이 아닌 사이클 30분 러닝 30분을 한번 고민해 봐야겠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군살들이 부끄럽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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