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드러나는 마음이
그런 사람이 있다. 불편하지 않은 소소한 관심을 주는 사람. 만나면 항상 먼저 인사해 주는 사람. 잘 지냈냐며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 바지 색깔이 잘 어울린다며 사소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람. 나에겐 동생 S가 그런 사람이다.
언니 생각이 났다며 더듬더듬 연주한 우쿨렐레 영상을 보내주기도 하고, 요즘 힘든 일 없냐며 먼저 물어오기도 하고, 언니를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해주고 싶다는 말까지 하는 S.
참 예쁘고 예쁘다.
얼마 전 처음으로 단둘이 점심을 먹었다. 알고 지낸 시간은 꽤 됐는데 단둘이 보는 건 처음이었다. 정말 많은 대화를 했다. S는 반짝반짝한 눈으로 내 얘기를 빠짐없이 듣고 싶어 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 말을 곱씹으며 경청해주는 얼굴이었다.
참 예쁘고 예뻤다.
잊고 있었다. 상대방을 향한 이렇게 사소한 관심이, 좋아하는 티가 나는 순수한 얼굴이, 누군가의 마음을 경청해주려 애쓰는 눈빛이, 이렇게 예쁘고 예쁘다는 것을. 그저 강해져야 한다. 단단해져야 한다. 나의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 가면을 써야 한다. 그렇게 다짐했던 날들이 쌓여 모든 일에, 모든 관계에 무덤덤해져만 가던 나에게
너의 예쁨이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