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2급을 받으려면 사회복지시설에서 한 달가량 실습을 해야했다. 그래서 뒤늦게 실습 신청을 직접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부랴부랴 행정실에 가서 남아있던 기관 중에 월드비전이 그나마 나은 거 같아 여기에서 실습하겠다는 신청서 냈다. 무조건 신청하면 허락해 주는 건 아니라서 약간의 그쪽에서 원하는 문서를 같이 첨부해서다. 맘에 들었는지 언제까지 오라는 통보 받았다. 여름방학동안에 실습을 해야해서 집에 이야기하고 자취집에 남았다.
6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 월드비전에서 오라는 날이라서 나홀로 찾아갔다. 강가를 껴 돌아서 약간은 구석진 곳에 있었다. 못 찾을 줄 알았는 데 약도 보고 잘 찾아가서 내가 길치는 아닌가보다 했다. 회의실 같은 곳에 가라해서 가 보니, 여학생 둘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들의 앞에 앉았다.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나는 이 때 오렌지브라운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새끼손가락에 파란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었다. 뒷날 이 두 여학생이 나의 인상을 말할길 생 날라리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망나니가 와서 실습이 힘들어지겠구나 생각했는 데 그 반대라서 놀랐다고. 나 .... 되게 유교걸이야~ 한 번 일탈이라는 걸 해 본 거지! 달랑 매니큐어 바른 거와 염색머리로 날라리로 보다니 너무 고지식한 거 아니냐는 말을 건넸다. 그 둘은 웃어주었다. 사회복지업계 분위기가 고지식하다며. 이 두 여학생은 실습이 끝나도 자원봉사를 계속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온 남자 한 명이 왔다. 나중에 온 남자는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넷이서 월드비전에서 실습겸 일을 하게 되었다.
업무 배치는 여학생 둘은 아동을, 나와 남자는 청소년들을 맡게 되었다. 가끔 나와 남자는 아동도 맡아서 통솔(?)을 해 보라 했다. 그러나 남자는 남자라서 자신이 다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지 아이들을 대할 때 너무 몰아세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 번 해 보겠다고 해도 자신이 아이들을 제어 했다. 그러나 그의 제어력은 거의 없었다. 아이들은 더 막나갔고 목소리는 커져갔다. 난 그 모습이 참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계속 한다고 하니 둘 수밖에. 또 어느 가정 방문을 했다. 좀 막 나가는 여자였다. 그런데도 이때도 나에게 주도권을 주지 않고 혼자서 나댔다. 남자에, 나이가 많다는 거지! 이 여자의 말에 말려서 오히려 화를 내면 안되는 데 냈다. 훗날 이 여자는 클라이언트이기에 소감을 밝혔나본데, 이 남자대학원생에게 후하게 말을 하지 않았을 거다. 옆에서 듣고 거든 내가 더 민망했으니까. 나 ... 이 남자대학원생 때문에 학점을 못 받는 거 아닌지 몰라.
매일 업무 중에 하나가 일지를 쓰는 거였다. 여학생 둘과 나는 같이 일지를 썼다. 남자는 어디서 쓰는 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뭘 써야 할까, 일지니 하루 일과를 적으라는 걸까해서 깜박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머리 속에 그날 하루를 정리해서 적어내려갔다. 두 여학생도 적기 시작했다. 한 번 필 받으면 막 써진다며 필 받았을 때 써야 한다고. 셋은 이렇게 해서 매일 같이 컴퓨터실에 모여서 일지를 썼다.
아침일찍 조회시간이 있었다. 소위 예배 같은 건데 월드비전이 기독교에서 하는 거라는 걸 이 때 알았다. 이 시간이 나는 싫었다. 그렇다고 다들 참석하는 데 빠질 수 없었다. 예배를 20분 드리고 간단한 전달사항이나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었다. 어쩔 땐 수퍼바이저님의 설교가 길어져서 지루해서 낙서도 안내장 위에 그린 적이 몇 번 있기도 했다.
이렇게 월드비전에서의 일상적인 일과를 하며 실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