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_ 전투같은 공부의 시작.

by 김솔현


이제 제대로 공부해야 할 시간이다. 나의 목표 대학교 총 4년 평점 B이상 받는 거! 나는 다짐을 되새겼다.

새로운 마음으로 3학년이 되어서 사회복지학과 첫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사회대에 처음 가서 어리버리... 인문대학이 언덕위에 있음 그 아래 운동장 옆에 사회대 건물이 있었다. 열심히 걸어서 사회대학 건물안에 들어서며 첫 수업이 있을 소강당에 갔다.

“아니,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소강당에서 수업을 해?”

되게 의아했다. 그리고 사회대에 소강당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 첫 수업은 ‘사회복지개론’ 이였다.

강당에 들어가니 오후 2시 수업인데 1시간 일찍 갔더니 벌써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다 둘, 넷씩 짝이 되어 앉아 있었다. 나는 혼자였다. 앞에 앉으면 연단과 너무 가까워서 제대로 앞을 볼 수 없을 거 같아서 너무 뒤가 아닌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 주섬주섬 책가방에서 교재와 공책, 펜들을 올려놨다. 나는 대학 4년동안 필통을 사지 않았다. 뭔 생각인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냥 잔스포츠 가방 앞 주머니에 펜들을 넣고 다녔다. 너무 정리가 안되어 보이기도 해서 필기할 펜과 형광펜으로 나눠 노랑 고무줄로 묶어서 다녔다. 남들 보면 참 궁상스럽게 다닌다 생각하겠지만 20대초의 대학생인 나는 아무렇지 않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펜과 형광펜으로 나눠서 깔끔하다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로 꽉꽉 채워졌다. 120명 수용의 강당은 많은 학생들로 꽉 찼다.

‘왁! 강당이 꽉차? 전공자보다 다 부전공이나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이 이리도 많단 말이야?’

깜짝 놀랐다. 그래도 놀란 가슴은 진정 시키고 주변을 두런두런 보니, 아! 혼자서 수업 듣는 사람은 나 뿐이였나? 다들 둘씩 짝을 지어 앉았다. 그래도 바보스럽고 천연덕스럽고 당당하게 내 자리를 지키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교수님의 얼굴이 콩알마냥 작게 보였고 마이크를 손에 들고 말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대신 백칠판에 쓰고 대형화면에 비춰 주었지만 그건 좋지 않은 나의 시력으로 잘 보이지 않아 교수님의 말에 집중을 해야 했다. 귀를 쫑긋 세우고 교재에 줄 그으라는 거 긋고, 쓸 건 쓰면서 수업을 들었다. 나중에 공책은 치웠다. 교재에 다 쓰니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이때 외모에 관심을 많이 없었다. 사실 손이 그닥 야무지지 못하고 패션에 눈썰미도 없었다. 빨래 후 건조대에 말리는 기술-훗날 빨래를 무턱대고 건조대에 거는 게 아님을 알았다.- 몰라서 꾸깃꾸깃하게 옷을 입고 다녔다. 다리미질도 전~혀 할 줄 몰랐다.

“어머, 쟤... 옷이 왜 저래..얼굴은 예쁘장해서 옷은...... 호호호.”

공부에만 열중한 난, 내 이야기인지, 쟤 이야기인지 모르고 무시했다. 그런데 그녀들의 눈이 나에게 향해있었다. 완전 무시. 무대응이다.

‘아무리 그래 봐라. 난 내가 목적한 걸 이룰 거라고. 저희 C학점 받을 때 난 A학점 받았을거야. 비웃어라. 겉모습이 실력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고.’

이런 생각으로 수업을 들었다. 90분 수업은 쉼 없이 이어졌고 지칠 때쯤 수업이 끝났다.

우르르... 많은 학생들이 밖으로 한꺼번에 몰려 나갔다.

나가서 나는 목이 많이 탔다. 그래서 주변에 사회대에 인문대처럼 매점이라도 있나 찾아보니 없었다.

‘뭐야. 매점 하나 없고. 아, 물 마시고 싶다.’

사회대를 나와 언덕 위에 있는 인문대 매점까지 가는 수고를 해야 했다. 다음에 물통을 갖고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수업은 강의동에서 하는 교양과목 수업이였다. 나는 교양과목 수업은 쉬는 시간으로 생각했다. 전공이나 잘하면 되지 않겠냐 생각이 였다. 그래서 목을 축이고 강의동으로 교양수업을 하러 갔다.

이때 난 겉은 구려도 머리속은 아주 유식한 지식인인 마냥 남들을 나보다 못 났다 생각했다. 그래서 교양수업을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했지만 남들은 기피하는, 공부를 좀 해야 하는 거였다. 난 왜 쉬워 보이는 과목을 하지 왜 어려운 과목만 찾아 들었는지. 이 때 한문교양과목을 선택했다. 한문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열심히 하지 않고 4번의 결석까지 봐주는 제도를 십분 활용해서 빠질 건 빠졌다. 너무 컨디션 난조가 있으면 전공과목은 아프더라도 수업 참여했고 교양과목에서 빠져서 병원에 가고 쉬었다. 그래도 공부는 열심히 해서 시험은 잘 봐도 출석률이 다른 학생과 못 미쳐서 C학점으로 일관했다. 근데 이 때 난 교양과목을 전공과목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 학생 몇 명을 보니 이상했다.

‘저렇게 전공과목만큼이나 교양과목이 중요하지 않는데.....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4번 다 빠졌지만 내가 다른 학생과 다른 점이 있었다. 교재와 노트에 필기를 정갈하게 눈에 확 들어오게 요점정리를 잘했다는 거다. 그래서 이때부터 내 노트를, 요점을 적어 놓은 교재를, 탐내하는 학생들이 생겼다. 전공과 교양과목에 들어가면 내 노트를 탐내했다. 눈빛은

‘저 바보가 노트필기는 너무 잘하네? 의외다......’

라고 말하는 듯했다. 내 노트 사수해야겠다는 생각했다. 이 점에서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이렇게 3학년 학기초 시간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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