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글 안 쓴 핑계
읽는 사람은 쓰고 싶다. ‘시선으로부터’에서부터 내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안 읽었으니 안 쓰고 싶었다.
성실히 연재하라는 브런치의 채근에 마음이 뜨끔해서 부랴부랴 뭔가를 토해내본다.
지난 달부터 아직까지 이어서 생각중인
왜 굳이 굳이 모임에서 쓰는가.
강제적인 장치가 있다면 더 나아질거라는 기대, 타인의 평가로 인한 성장의 바람.
의지적인 목적을 둘 다 풀어보면 결국은 본투비 의지라기보다, 미지의 어떤 것에 기댄 의지였다.
변변찮은 글에서도 쓰면 쓸수록 한계가 보인다.
뻔한 문장, 뻔한 단어, 뻔한 이야기 구조.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끌어갈 능력이 없는 자신에 속상하다.
시간을 더 들이면 좋아질까. 어떡하지 이만큼 시간을 쓰는 것도 내 형펀에 사치인데. 차라리 모르고 살면 행복할지라도 부족한 나를 억지로 마주치는게 힘들다.
취미 생활이라쳐도 괴롭다. 나는 그렇다. 취미가 괴롭지 않다면 늘지 않는 구력에 라운딩을 끊거나, 레벨 업을 못해서 게임을 끊을 일도 없을 것이다.
즐기는 사람이 일류인건 알겠고 못 즐기는 내가 일류가 아닌 것도 알겠다.
왜 나는 자꾸 고민만 하고 있는가.
이럴 때 한 줄이라도 쓰는 마음을 칭찬해주는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주말에 파친코 완독을 하고 싶다는 말에 아이들과 자리를 비워주는 마음은 여기에 남아있지 않다.
속이 시끄러워도 정돈된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 역시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음들이 사라진 곳에서, 산만한 왁자지껄 속에서, 그보다 더 왈패같은 글만 생산하고 앉아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