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아요
동생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는 건 어떤 기분일까? 화장장, 장지까지 함께 하시며 유독 많이 울고, 힘들어하셨던 큰아버지가 한동안 자꾸 생각났다. 이제 80이 넘으신 큰아버지도 건강을 잘 챙기셔야 하는 나이인데 너무 무리하신 건 아닌지 걱정도 됐다.
얼마 전에는 아빠를 모신 곳에 다녀오며 전화도 드렸다. 이제 아빠한테는 전화를 걸 수도 없고 대화도 나눌 수 없게 되었으니까. 요즘엔 아빠를 가장 많이 닮은 큰아빠가 자주 생각난다. 어린 시절 친척 언니들과 만나 즐겁게 놀던 시절도 불과 몇 년 전 일인 것 같은데 몇십 년 전 일이고, 젊고 패기 넘치던 아빠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세월의 무색함과 함께 인생의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돌아보면 결국 이렇게나 짧게 느껴지는 인생인데 아등바등 살아서 뭐 하나.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잘 챙기며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언제 같이 식사라도 하자. oo이가 다시 캐나다로 떠나기 전에"
해외에서 오느라 장례식장에 늦게 도착한 언니 가족을 만나지 못한 큰아빠, 큰엄마께서 다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신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어제가 바로 점심약속을 잡은 그날. 친척 언니들, 조카들까지 모두 모인 자리에 아빠만 함께 하지 못했지만 옛날이야기를 나누고, 아빠를 추억할 수 있는 즐거운 자리였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아빠 이야기를 하며 울지 않았던 하루.
“큰아빠, 큰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아빠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부터 신호가 있었는데 그때 함께 있어드리지 못한 게 자꾸 후회가 돼요....."
"우리 아빠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시겠죠?"
“어차피 모두가 한 번은 떠나는 인생인데....”
나는 여전히 슬픔과 후회 가득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 와중에 찾아오는 기쁨과 웃음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맘껏 즐기고 있다.
아빠, 울면서도 기쁠 수 있고, 즐겁게 잘 지내다가도 문득 그리움에 사무치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겠죠? 이런 양가감정이 동시에 찾아오기도 하고, 반복되기도 하네요. 이 시간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들이, 아빠를 애도하고 잘 보내드리는 과정이라 생각할게요.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