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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기쁨의 공존

감정표현과 공감

by 프로성장러 김양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 슬픔 속에서도 일상이 살아지는 게 이상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찾아오는 가운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힘들 때도 있었다.


“이렇게 된 거 어쩌겠어? 아빠가 많이 아팠잖아. 이제 편한 곳으로 가신 거야. 힘들어도 잘 이겨내자!!!?“


“응.....“


내가 슬퍼할 때마다 엄마가 나를 위로해 줬다. 힘내자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엄마가 나를 위로하고 씩씩하게 잘 지내시는 걸 보니 다행이다 싶었다. 엄마가 아빠 간호로 그동안 고생하셔서 그런지 편안해 보이는 것도 좋았다.


“어제는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지더라고... 너네 집에 갈까 하다가 동네 몇 바퀴를 돌았더니 좀 나아졌어.....”


“엄마는 슬픔이 늦게 왔나 봐. 아빠 아플 때 엄마가 많이 힘들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몸이랑 마음이 편했을 거 아냐. 그래서 괜찮았다가 이제야 슬픔이 오나봐....”


“그런가.......?“


“응.... 당연한 거야. 처음엔 심신이 고단해서 슬픔이 찾아 올 시간이 없었다가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회복 되니까 그립고 슬퍼지고 하는 거겠지..... 힘들면 언제든 와요....”


나 역시 여전히 갈팡질팡 하는 시간이 많지만,

아빠의 부재가 실감 나지도 않지만,

시간이 슬픔과 고통도 조금씩 걷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생각과 희망으로 또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하고!




“오늘은 아빠랑 잘게”

“왜?”

“엄마 혼자 자고 싶다며... 엄마가 나랑 같이 자고 싶다고 할 때 같이 잘 거야”


헉.... 어제는 내 딸이 이런 기특한 말도 했다. 나랑 안 잔다니까 또 같이 자고 싶은 내 맘은 뭔데?!


“그래도 엄마랑 자자 ㅋㅋ”

“왜? 이제 나랑 자고 싶어 졌어?”

“음.... 혼자 자면 편하니까 혼자 자고 싶기도 하고 ㅇㅇ이가 너무 좋으니까 같이 자고 싶기도 하고.... 엄마도 마음이 왔다 갔다 해“


서로 다른 감정이 동시에 들 수도 있다는 걸 아이 그림책에서 배웠는데 굳이 그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로도 표현해 본다. 이런 마음도 괜찮다고,

슬픔과 기쁨도 같이 올 수 있고,

혼자 있고 싶은 맘과 같이 붙어 있고 싶은 맘도 동시에 들 수 있다고....


생애주기를 거치며 다양한 기쁨과 슬픔을 마주하고 있다. 희로애락은 늘 마음속에 함께 붙어있는 감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가족이 느끼는 감정에도 잘 공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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