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죽는 거잖아
빨리 커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내 아이가 갑자기 나이 먹는 게 싫다고 한다.
엄마처럼 운전하고,
엄마처럼 회사 가서 일하고,
엄마처럼 예쁜 옷 입고 싶어서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랐던 아이였는데,
무슨 일이지?
“나이 들면 죽는 거잖아. 난 죽기 싫어. 엄마랑 헤어지기도 싫어”
“엄마가 죽을까 봐 겁나는 거야?”
“응.....“
아이 앞에선 울지 않았고, 아빠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면서도 최대한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안아줬는데.
“할아버지 하늘나라에 잘 보내드리고 올게. 세종시 할머니랑 잘 지내고 있어. 엄마 두 밤만 자면 올 거야” 하면서.
한동안 괜찮아 보여서 걱정을 안 했는데 집안의 이상의 분위기와 할아버지의 죽음이 아이에게 낯선 충격으로 다가왔나 보다.
“할아버지는 80이 거의 다 되셔서 하늘나라에 가신 거잖아. 엄마는 몇 살이야?“
“44”
“그럼 80까지 세면 몇 년이 남았어?”
“.......” (아직 이 정도 뺄셈은 불가 ㅋㅋ)
“엄마는 오래오래 현이 옆에 있을 거야. 걱정하지마“
아이가 겁을 먹고 눈물을 흘렸다가 내 품에 쏙 안긴다.
이제 겨우 6년 남짓을 산 아이에게 사람은 나이가 들면 죽는 거고, 그래서 죽음 역시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 역시 너무나도 힘겹게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니까.
진심으로 아이 옆에 오래오래 존재하고 싶다.
아빠가 내 삶에 존재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