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있어요
너무나도 좋은 글쓰기
저는 어느 날 갑자기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좋아졌고, 계속 글을 쓰다 보니 브런치 작가도 될 수 있었어요. 글을 쓰는 플랫폼에 제 생각을 공유하다 보니 어느새 글 쓰는 일이 저의 천직처럼 느껴지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전자책도 발간했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일은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일일뿐 경제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삶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계속 전념하고 싶은 일이 오로지 글쓰기 하나뿐이라니, 놀랍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글을 쓰다 보니 그동안은 제가 알지 못했던 제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고, 제가 가진 잠재력이나 저의 강점과 단점 역시 확실하게 구분이 되더라고요.
나 그동안 뭐한거지?
그러면서 멘붕이 오기도 했어요.
제가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부동산 영역”에서의 커리어가 사실은 제가 좋아하고 잘해서라기보다 그저 이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거든요.
그럼 내게 잘 맞는 일은 오로지 이렇게 글만 쓰는 일일까?
사회활동을 하면서 돈도 벌고, 글 쓰는 일을 취미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즐기는 게 아닐까?
계속 집구석에 앉아 글만 쓰면 나에게 글감을 주는 일은 어떻게 찾지?
나는 지금 나의 커리어를 그저 잘 맞지 않는 일로 여기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건 아닐까?
그럼 그동안 내가 쌓아온 커리어는 대체 뭐지? 등등...
제 자신에게 자문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기쁠 때도 있었지만 고통스러운 나날도 많았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나”를 알고, 성장해 나간다는 느낌이 좋았지만, 아무런 고민이나 적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100세 시대가 되었잖아요? 50대가 되기 전에는 꼭 해봐야 하는 자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40대 초반인 지금 이렇게 고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축복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설사 50대가 된다 해도 100세 시대인데 그때 완벽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것 역시 대수로운 일은 아닐 거라는 확신도 생겼지요.
저는 현재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다니고 있고, 부동산 개발사업,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설사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니라 해도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애정과 로열티가 계속 쌓여가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회사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더 오래 머무르지 않을까 생각해요.
결국엔 글쓰기(?)
그러면서도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을 정리하고, 제 삶의 가치와 방향성도 찾아나갈 거예요. 그 과정 중에 제가 진짜 잘하는 일도 찾고자 노력할 거고요. 이 모든 일이 어떤 면에서는 이르게(?) 또 다른 면에서는 다소 늦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늦었다거나 빠르다거나 생각하는 건 관점의 차이이고, 생각하기 나름인 거니까요. 하지만 저의 정체성과 직업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겠지요.
그러다 보면 번뜩 깨달음이 찾아오는 ”유레카 모멘트“가 선물처럼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봅니다.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기
서두르지는 않으려고 해요. 저는 언젠가 저만의 답을 찾게 될 거라 믿거든요. 설사 답이 없다 해도 제가 성장하고자 노력했던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질 거고요. 무엇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정신없는 상황 속에서 글쓰기가 나만의 속도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톡톡한 교두보 역할을 해주고 있으니 저는 든든한 지원군을 곁에 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