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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생각나는 글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뿐이니까

by 프로성장러 김양


이제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어제 행복했던 일을 떠올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런 건 잠들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녁엔 10시만 되어도 나의 뇌가 아무 생각도 없이 쉬고 싶어 한다 ㅋㅋㅋ 그래서 내겐 아침 기상 후 브런치에 글을 쓰며 어제를 돌아보는 시간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 되었다.


이제 내 아이는 체조를 사랑하는 한국 나이로 7세 어린이가 되었다. 체조를 갑자기 너무 좋아해서 작품을 만들며 고급반 수업까지 듣고 있다. 온전하게 분리 수업을 연습시키려고 시작한 단체 수업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더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 하는 게 신기하다. 무엇인가에 열정을 가지는 것 자체는 너무 좋은 일이고, 그게 운동이라면 더 장려할만한 일이라 나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체조 가는 날엔 도시락도 열심히 싸주면서:)


“현아, 우리 이제 태권도 배워볼까?“

“좋아!”

“근데 태권도를 하면 체조를 못해. 괜찮아?”

“아니 그건 싫어. 난 체조할 거야”

“체조 그만하면 안 돼?”

“안돼. 난 체조 계속할 거야 “


중간중간 운동도 되고 가성비까지 좋은 태권도 학원으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아이는 여전히 체조에 푹 빠져있어서 계속 체조를 할 거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하고 싶은 게 명확하고 거기에 대한 자기 의견이 분명한 것도 좋은 거겠지.




아이가 체조를 3시간씩 하는 날, 주 2회는 내가 아이를 직접 픽업하는 것도 큰 기쁨이라는 사실을 어제 처음으로 알게 됐다. 7시쯤 겨우 체조학원에 도착해 아이를 데리고 집에 와서 아이가 식탁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무스비를 만들어 아이와 맛있게 나눠먹었다. 아이가 잠시 딸기 슬라임을 가지고 노는 동안 설거지까지 마치고! 함께 욕조에서 목욕도 하고, 10시 전에 잠들기도 성공했다.


“엄마 옆에서 자는 거 너무 좋아”

“엄마 아침까지 내 옆에 있어야 돼”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엄마랑 7살까지만 같이 잘게, 응?”


잠들기 전까지 조잘조잘 떠들다가 갑자기 잠들어버리는 아이의 수면 패턴이 신기하면서도 다행이다 싶다. 어제는 아이가 잠들면 꼭 나와서 내 방에서 자야지, 결심했는데도 내가 먼저 잠들어버린 것 같지만 말이다.


평일 저녁에 사랑하는 나의 아이와 이렇게 조용하게 보낼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이 너무 감사한 하루였다. 이게 진정한 행복이지.


체조에 진심인 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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