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정에 대해
그저께 오후에는 시부모님이 우리 집으로 오시고 어제는 남편의 동생 부부가 우리 집에 도착했다. 설 명절을 우리 집에서 함께 보내기로 했기 때문. 아이는 가족들이 한데 모인 집 안에서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며 이리저리 방방방 뛰어다닌다. 아이들을 왜 강아지 같다고 하는지 알 정도.
이럴 때마다 우리 집이 맘껏 뛰어도 되는 단독주택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다. 아이가 걷고 뛰어다니기 시작한 시기부터 단 한 번도 층간소음을 걱정하며 뛰지말라는 잔소리를 해본적이 없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설 명절을 우리 집에서 보내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단독주택에 살아서 그런지 우리 집에 손님이 와서 자고 가는 것이 생각만큼 싫지 않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반가운 부분도 있다. 내가 편하게 느끼는 집에서 맘껏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눌 수도 있으니까.
어제 점심엔 회와 낙지볶음밥과 매운탕까지 야무지게 먹고, 아이에게는 안 매운 라볶이를 해줬다. 최대 7명까지 앉을 수 있는 6인용 식탁을 꽉 채워 앉는 일이 별로 없는데 이제 가족만으로도 식탁이 가득 찬다. 짝이 맞지 않는 부족한 식기들이 부조화를 이루는 식탁이어도 행복하고 맛있는 점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 전과 식사 중에도 식사를 담당하는 누군가는 계속해서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인다. 이 역할을 묵묵하게 해내는 사람은 대부분 어머님이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만큼이라도 어머님이 혼자서 이 짐을 짊어지지 않도록 나 역시 최대한 함께하려고 한다.
식사 후에는 보드케임 파티가 열렸다. 남편의 동생 부부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지 다 함께 거실에 앉아 기차 다리를 연결하는 보드게임을 즐겁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식탁에 앉아 이 모습을 지켜본다. 웃음이 절로 나는 설 연휴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꿈꿔왔던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 이렇게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도 하면서.
오늘도 이 행복이 이어지겠지.
아이는 오늘까지 나를 1도 찾지 않겠지. (행복)
가화만사성을 위한 첫 단추를 잘 채운 기분.
가화만사성의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오늘.
결국 하루하루의 행복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더 와닿는 요즘.
행복한 설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