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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Dec 27. 2020

201227

로베르트 무질 <<생전 유고/어리석음에 대하여>>


오늘의 비움, 워크룸프레스

우리 집에는 내 것 아닌 물건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이 책이다. 삼사년 전 즈음, 친구에게 빌려 온 이후 쭉 책꽂이에 꽂혀 있었다. 나는 워크룸프레스 문학총서가 좋다. 다른 출판사와 비교해보면, 우선 예쁘다,  한손에 잡힌다. 다른 출판사가 작가별로 책에 사진이나 일부 컬러만 바꿔 소개하는 반면 워크룸프레스는 전 색상을 다르게 한다. 작가별 아이덴티티 컬러를 매기는 식이다. 책등에만 글자를 넣어서 컬러가 더 부각된다. 불친절하지는 않다. 분리 가능한 띠지에 큰 타이포를 넣었기 때문.


워크룸프레스의 문학총서 이름은 '제안들'이다. 제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가볍고 신선하다. 내가 좋아하는 컬러-작품-를 만나면 된다. 작품들, 특히 처음을 장식한 카프카 단편도 좋고. 동일한 다자인,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지닌 세계문학전집을 책꽂이에 쭉 늘어놓았을 때 그것이 가져다주는 아우라가 있다. 워크룸프레스는 아우라를 다르게 해석한 셈이다.


모든 요소는 접근성으로 이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걸 부담없이 고르고, 마음 내키면 비교적 적은 권수로 책장을 채울 수도 있다.


쭉 예찬이구나.


이래 말해놓고 민망하지만 안 읽은지 꽤 됐다. 사 모으지도 않는다. 도서관에서 보고, 이렇게 친구에게 빌려 보는 정도다.


오래 잊고 지내다 발견한 게 반갑다. 중간중간 친구가 표시해놓은 문장들이 있어 두 번씩 읽었다. 너무 늦게 돌려준다. 거리두기 완화되면 바로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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