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하루 비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씨방 Oct 30. 2020

201030

입시와 졸업


오늘의 비움, 이래서 버리기 힘든 수첩.


물건을 쌓아두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중에서도 학창 시절 물건은 '가끔' '우연히' 볼 때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더욱 버리기 힘들다. 오늘 발굴한 것은 고등학교 때 사서 대학 때까지 들고 다닌 수첩이다. 자주 쓰지 않아 빈 장이 많았고, 아깝다는 이유로 눈에 띌 때마다 가방에 넣었던 기억이 난다. 잘 꺼내진 않았지만.


수첩 뒷장을 펼쳐 보니 대학 면접을 앞두고 예상 질문에 답변을 적어 내려 간 게 있다. 쓸데없이 진지하다.

몇 장 넘기지 않아 대학 졸업식에 가던 날 적어둔 글귀도 보인다. 이날 엄마, 아빠, 그리고 당시 애인과 학교로 향했다. 넷의 조합이 절대 편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얼마나 어색했으면 학교에 도착하기까지 서로 다른 지하철 칸에 앉아야 했을까. 또 이때의 나는 이력서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여 있었구나. 그건 지금의 나도 마찬가지인데. 십 년 가까이 지나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인다. 중2병이 사그라든 것 말고는.





매거진의 이전글 201029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