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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방 Dec 02. 2020

201202

다시 신어봐도, 아닌 신발


오늘의 비움, 오늘 신은 부츠

앞에서 말했듯 나는 왕발이다. 오늘 비울 물건은 적어도 6년 된, 그럼에도 자주 신지 않아 상태가 양호한 워커부츠다.

워커에 꽂혀 당시 몇 개 안 되는 빅사이즈 구두 사이트를 뒤져가며 구매한 것이다.


버리기 아까워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신고 나가기로 했다. 어제오늘, 이 부츠를 신고 돌아다녔다. 삼십 분 넘게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편한 것도 아니다. 구두만큼은 포용 범위가 넓어서 물집만 안 잡히면 괜찮았다. 그런데 걸을 때마다 몸이 기우뚱 기우는 느낌이고, 지퍼가 짤랑거리고 꾹꾹 인조가죽이 눌리는 소리에 온 신경이 가더라. 나는 발볼이 넓은데 이 부츠는 앞코가 뾰족하다. 불편한 신발이었다.


내 발은 260 사이즈다. 어떤 신발은 265 사이즈를 신는다. 발이 크기 때문에 맞기만 하면 일단 좋았다. 몇 개의 빅사이즈 구두 사이트를 알게 되고, 몇 켤레의 구두를 신다가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결국 발가락이 굽어서야 알게 된 게 있다. 구두를 살 때는 사이즈만큼 내 발 모양도 중요하다는 거. 아무리 기본적인,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금방 깨닫게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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