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설움
登高
杜甫
風풍急급天천高고猿원嘯소哀애 바람 불고 하늘 높은데 원숭이는 애처로이 울고,
渚저淸청沙사白백鳥조飛비廻회 물 맑은 백사장으로 새가 깃든다.
無무邊변落낙木목蕭소蕭소下하 온 산에 낙엽은 쓸쓸히 떨어지고
不부盡진長장江강滾곤滾곤來래 아득한 장강은 끊임없이 흐른다.
萬만里리悲비秋추常상作작客객 만리 가을 길 서글픈 나그네 되어
百백年년多다病병獨독登등臺대 백년 병객이 홀로 산에 오른다.
艱간難난苦고恨한繁번霜상鬢빈 고달픈 나그네길에 귀밑머리 하야니
潦료倒도新신停정濁탁酒주盃배 병약한 이몸은 이제 탁주마저 물려야 하네.
風急 바람이 거세게 불다. 天高 가을 하늘이 높다, 맑다. 猿 원숭이. 猴는 꼬리 없는 원숭이. 嘯 울다, 휘파람. 哀 서글프다. 가을임을 암시하는 장면. 맑고 하늘 높은 가을날에 원숭이가 슬프게 우는 것은 시인의 비애를 표현한 것.
渚 모래톱. 淸 맑다. 沙白 모래가 희다. 鳥飛廻 새가 돌아오다. 새가 모래톱으로 둥지를 찾아 돌아오다. 이른바 平沙落雁(평사낙안). 기러기는 집을 찾아 날아드는데 자신은 갈 곳없는 나그네 신세임을 탄식하는 장면.
無邊 끝이 없음. 직역하면 ‘끝없는 낙엽’이 되어 좀 어색해지므로 첩첩산중으로 풀어 ‘온 산에’라고 옮김. 끝없는 낙엽이 아니라 온 산의 낙엽이기 때문. 落木 낙엽. 쓸쓸한 가을의 모습. 蕭蕭下 쓸쓸히 떨어지다. 낙엽에 자신의 처지를 이입함.
不盡 끊임없이. 長江 양자강, 두보는 배를 타고 장강을 떠돌았다. 滾滾 물이 소용돌이 치며 흘러내리는 모습을 묘사한 의태어. 앞 구와의 대우를 이루기 위해서 ‘아득한’으로 옮김. 來 강물이 흘러 내리다. 아득한 나그네 신세를 낙엽과 장강에 의탁하여 표현.
萬里 만리, 머나먼 방랑 길. 悲秋 슬픈 가을, 나그네의 가을은 서글프다. 常作客 언제나 나그네 신세를 면치 못하는 고달픈 나그네를 탄식하는 장면.
百年 긴 인생여정. 多病 병이 많음. 몸이 허약함. 獨登臺 혼자 높은 곳에 오르다. 높은 곳을 오르는 것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심정일 것. 원작의 5 ,6구는 엄정한 대우를 이루고 있지만 그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음.
艱難 시련, 어려움. 苦恨 한많은 고생. 繁霜鬢 귀밑머리가 하얗게 세다. 한 많은 나그네의 몰골을 묘사하고 있는 장면.
潦倒 어려움, 곤경에 처한 처지. 新停 새로 멈추다. 이제는 술을 끊어야 한다. 濁酒盃 막걸리. 건강이 악화되어 싼 술마저 마음껏 마시지 못하게 된 자신을 처절하게 탄식함.
우리의 흘러간 노래 ‘나그네설움’을 생각게 하는 시입니다. 우리한테 잘 알려진 시이지만 신세대들을 위해서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