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모의 노래
訴衷情
歐陽修 1007-1072
淸晨簾幕捲輕霜 새벽에 발 걷으니 무서리 살짝 내려
呵手試梅妝◉ 손을 불어가며 얼굴 단장하네.
都緣自有離恨 이 모두가 이별의 아픔이기에
故畵作, 遠山長◉ 일부러 먼 산같이 눈썹 그렸네.
思往事 지난 날 생각하니
惜流芳 꽃다운 그때가 그리워.-
易成傷◉ 걸핏하면 생채기 나니
擬歌先斂 노래마저 제풀에 그친다.
欲笑還顰 억지로 웃자해도 얼굴만 찡그려지니
最斷人腸 ◉ 이 마음 이토록 아프더이다.
구양수는 정치인, 서예가, 격조 높은 문인이지만 보다시피 한 여인을 그리워하는 사랑의 송가를 읊었다. 시인의 취향이라기보다는 송사의 일반적인 성향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당나라의 근엄한 시인이었다면 이런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시는 여인이 목소리로 서술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詞와 같지 않다. 시인이 여성이고, 그리워하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애모의 노래가 아니라 여성화된 남자가 님을 그리워하는 戀君歌(연군가)로 생각해봄 직하다. 제목을 보아서도 그런 짐작이 간다. 조선시대 우리 시가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淸晨 새벽. 簾幕 발, 가리개. 捲 감다. 걷어올리다. 輕霜 무서리.
呵手 손을 맞추어, 손을 불어가며. 試梅妝 화장을 하다. 님을 볼 수 없는 처지이지만 화장을 빼놓지 않는 모습에서 간절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다.
都 모두. 緣 까닭. 연고. 自有離恨 스스로 만든 이별의 한. 그리움.
故 일부러 畵作 그려 넣다. 遠山長 먼 산 같이 길게 눈썹을 그리다. 먼 산은 님과의 거리, 눈썹의 길이는 그리움의 길이와 같다. 여인의 목소리이지만 제목으로 보아 주군에 대한 신하의 충정일 수도 있다. 신하는 주군에대하여 여인으로 형상화되는 일이 많다.
思往事 행복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다.
惜流芳 옛날의 꽃다운 시절을 그리워하다. 지금은 나이가 들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易成傷 젊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다. 사랑을 잃었기에. 사랑을 잃은 여인의 심경.
擬歌先斂 노래할 때마다 실연의 슬픔이 더 커지기에 노래마저 잇지 못하는 심사.
欲笑 하고자 하다. 억지로 웃으려 하다. 슬픔에서 벗어나려는 의지. 還顰 오히려 얼굴만 찡그려진다.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나이가 들었음을 탄식.
最 가장, 최고로. 斷人腸 사람의 애간장을 다 녹이다. 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슬픔을 누를 길 없는 심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