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우리시로 읽으세요 121

황혼의 엘레지

by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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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游宮

周邦彦 1056-1121


낙엽지는 물 위에 석양이 비치고

葉下斜陽照水

잔잔한 물결은 아득히 흐른다.

卷輕浪 沈沈千里◉

다리 위로는 매서운 칼바람이 눈을 찌르는데

橋上酸風射眸子

우두커니 서서

立多時

황혼을 바라보니

看黃昏

거리에 하나둘 등불이 켜진다.

燈火市◉


낡은 집 차가운 창으로

古屋寒窓底

우물가 몇닢 오동잎 구르는 소리에

聽幾片 井桐飛墜

홑이불 뒤척이며 잠못이룬다.◉

不戀單衾再三起

누가 알리오?

有誰知

그것은 사랑하는 님의

爲蕭娘

편지 한 장인 것을-

書一紙◉


葉下 낙엽지는 가을. 斜陽 저녁놀. 照水 물을 비추다.

卷輕浪 가벼운 물결, 잔 물결이 일다. 沈沈 깊다. 흐르는 물이 많음. 그리움의 깊이. 千里 먼 길. 그리운 임이 있는 곳과의 거리.

橋上 다리 위. 님을 그리는 공간. 酸風 차갑고 매서운 칼바람. 射眸子 눈을 때리다. 눈을 뜨기 어렵게 하다. 님을 기다리는 고통.

立多時 오랫동안 서 있다. 서성거리다. 看黃昏 황혼을 바라보다. 燈火時 등불이 하나 둘 켜질 때.


古屋 오래된 집. 낡은 짐. 寒窓 바람에 차가운 창문. 底 찬바람이 들어오는 문틈.

聽幾片 몇 닢 오동잎 지는 소리를 듣는다. 들려온다. 井桐 우물가 오동나무. 飛墜 휘날려 떨어진다.

不戀 사랑이 없는, 찰가운 이불. 單衾 홑이불, 따뜻하지 않은 이불. 독수공방이기 때문에. 再三起 몇 번이고 잠이 깨어일어나다. 잠 못 이루다. 뒤척이다.

有誰知 누가 알리오? 爲 때문. '그것은'으로 옮김. 蕭娘 애모하는 여인.

書一紙 한 통의 편지, 떨어지는 오동잎, 소식. 잠 못이루는 까닭은 오동잎은 지건만 님의 편지가 오지 않기 때문. 님의 소식을 기다리는 애닲은 심정을 노래하였다. 오동잎 지는 소리에 임을 그리는 감정이입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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