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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오니 사람이 없겠다, 고 말하니 “비가 와서 사람이 더 많겠지”라는 핀잔이 돌아온다.
20미터 정도 떨어진 본점과 별관 앞에는 우산을 쓴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가뜩이나 좁은 골목을 지나가는 차들의 경적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늘 그렇듯 두 가게 카운터에 있는 대기 명부에 모두 이름을 적어둔다. 어디든 하나만 걸려라, 는 마음이다.
자리가 날 때마다 양쪽 가게의 직원들이 밖으로 나와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로 호명한다. 누구의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 이름들은 너무 많이 쌓여있고, 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릴 여유도 많지 않다.
흩날리는 이름들에서 나의 것을 지나치지 않으려면 두 건물 사이에 있어야 한다. 무심한 듯 귀를 쫑긋 세운 사람들. 혹여나 지나쳤을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대기자 명단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긴 대기자 리스트만큼 허수도 많아서 생각보다 차례는 금방 온다. 그렇다고 해도 보통 빨라야 30분이다. 기다린 시간만큼 배고픔도 커진다. 곱창구이에 곱창전골을 먹거나, 전골에다 곱창 사리를 추가하면 음식양이 인원수를 가뿐히 초과하기 마련이다. 볶음밥 얘기라도 나오면 그날 들어 가장 진중한 고민이 시작된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게를 나선다. 하릴없이 배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골목이 사방에 뻗어있다는 것도 축복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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