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에서 첫 문장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매혹적인 글쓰기 운운하면서. 지금 시대에 딱 들어맞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단편소설 하나가 떠올랐다.
황정은의 '명실'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노트가 한 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어떠한 효용이라도 기대하지 않은 편이 좋다.
남은 와인을 낮에 마셨다. 양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낮술이라 헤롱거렸다. 약간 졸았다.
저녁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방금 산책을 나갔다 왔는데 지갑을 놔둔 게 신의 한 수. 우리 동네 홈플러스는 술의 성지다.
그러나 아직 오늘은 다 가지 않았고, 지갑은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있다. 서둘러 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