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머리가 덥수룩하다.
나는 숱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미용실요금차등제가 적용된다면 최고 구간에 속할 정도랄까.
지금까진 "숱 없는 것 보다는 낫"다는 얘기에 끄덕이며 자위해왔지만 이젠 아니다.
미용실 비용만 도대체 얼마가 드는 거냐!
양극단을 비교하는 건, 비록 그게 위로의 뉘앙스라고 할지라도 결국 양쪽 모두에게 피해만 끼칠 뿐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비교는 금물이다.
이번주말에 (그렇게 친하진 않은 - 이 글을 볼 리 없으니. 보더라도 사실이잖아!) 친구의 결혼식이 있다. 그 전에 잘라야겠다.
남부터미널에 사는 13이 대학로에 왔다. 공립도서관은 월요일에는 2주마다 쉰다는 정보와 함께.
마로니에 공원쪽 롯데마트에서 990원짜리 맥주-500ml, 말도 안 되는 가격-두 캔을 마셨다. 하나는 '데낄라'를 섞은 거였고 다른 하나는 '바이스'였다. 박학다식한 13은 내게 이 맥주들이 네덜란드산이라고 전해주었다.
공원 한가운데서 발광하는 조형물같이 생긴 의자에 앉아 캔을 따려는데 13이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했다. "눈앞에서 쪽쪽거리는 커플"이 꼴불견이라고.
오늘 안 사실이지만 13은 판타지 매니아라고 한다. 알면 알 수록 새로운 사람이디.
각 2캔씩을 마셨으나 다소 아쉬워 한 캔씩을 더 마셨다. 값은 13이 지불했고 나는 노동을 제공했다. '바이스'를 한 캔 더 마시는 나를 보며 13은 "바이스는 잔에 따라먹지 않으면 못 마시겠다"고 타박 아닌 타박을 했다.
어차피 나는 술이란 취하려고 마시는 것이므로 그런 조언일랑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