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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phael Mar 13. 2023

아마존 인사고과 평가방법

비 온 후 맑게 개인 룩셈부르크 하늘


매년 이맘때는 지난 기간들과 마찬가지로 인사 고과 기간이다.  아마존에서의 인사 평가는 기본적으로 본인이 소속한 팀의 팀원과 유관부서 담당자들에게 해당 직원의 강점/약점을 서술해 달라는 익명의 피드백 요청으로 시작된다. 물론 피드백을 받은 직원도 의무적으로 피드백을 주어야 하는 건 아니다. 때때로 상대방이 피드백 요청을 많이 받은 경우에 본인의 시간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본인이 희망하는 피드백 요청 대상자 (주로 본인에게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해 줄 것이라 예상되는 직원)에게는 가급적 미리 요청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가 시스템에서 피드백 요청을 한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해서 본인의 피드백 요청을 하였으니 꼭 확인해서 진행해 달라고 별도로 부탁을 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또한, 조금 더 개인 평가에 신경을 쓰는 직원이라면 피드백을 요청한 직원과 별도로 점심 약속 등을 잡아서 나름의 가벼운 부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해당 직원에게 도움을 줬던 사례에 대해 구체적으로 메일을 보내서 피드백 과정을 수월하게 하는 등의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내 경우, 작년에 이미 고성과자의 평가를 받고 프로모션도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올해의 고과는 평타를 치는 것이 일반적인 룰이기에 큰 기대는 되지 않았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 악화와 더불어 지난해 말부터 회사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layoff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보수적으로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룩셈부르크 직원의 경우 정부에서 인플레이션 인덱스를 감안해서 자동적으로 연봉을 조정해 주는 데 올해 2월에 이미 한 번 시행되었고 4월에도 또 한 번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자체적으로 그 이상의 연봉 인상은 없을 거라는 게 내부적으로는 거의 잠정적 확정 상태이다. 다만 약간의 주식을 배당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기대 정도이다.


물론 최종적인 인사 고과의 평가 결정은 매니저에게 달려있지만, 그 역시도 동료 평가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기에 그만큼 동료 평가에도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프로세스의 약간의 부작용이라면 이러한 동료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냐 하는 점이다. 생각보다 많이 개인의 정치력이 인사 평가에 반영되기 마련이고, 이러한 요소는 결국엔 직원의 동기부여와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동료 평가를 시행하는 본연의 목적은 아니지만, 부수적으로 (혹은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분석하여) 현재 자기편이 얼마나 많은 지와 그게 누구인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도 있게 되는 흥미로운 프로세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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