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찾는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단에서 소외되거나 혼자 뒤처지는 것 같은 상황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경우를 설명하는 용어입니다. 남의 집 자녀들이 모두 학원에 다니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내 자녀가 걱정된다거나, SNS 속 많은 친구들이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유행에 뒤처지기 싫어서 딱히 관심도 없던 스포츠를 하기 위해 비싼 장비를 구입하는 모습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FOMO를 겪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학생인 자녀들이 부모에게 값비싼 뭔가를 사달라고 조를 때 굳히기용 멘트로 자주 하는 말이 있잖습니까.
"나 빼고 우리 반 애들은 다 가지고 있단 말이야!"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런 FOMO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승기에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을 보며 지금 안 사면 손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택 구입을 서두르거나, 하락기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지금 집 사면 바보 된다는 식의 심리가 만연해지면 분명히 사고 싶었던 때보다 가격이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손해 볼까 싶은 마음에 선뜻 집을 사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먼 과거, 자연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인간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다른 동물들처럼 무리 지어 생활해야 했습니다. 무리에서 낙오되면 매우 큰 위험에 노출되거나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환경 속에서, 대세의 흐름에 편승하는 것은 분명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그런 본능이 남아 있는 겁니다. 이는 문명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인간관계나 사회생활 등에 여전히 유용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수와 매도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 기저에는 현재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깔려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대세를 따르고자 하는 본능은 투자자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FOMO 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결정에 대한 선택권을 빼앗기게 되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상황이나 대중의 의견으로 인해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는 결코 자주적인 선택의 과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시청할 TV 프로그램이나 여가 활동의 선택과 같은 사소한 문제라면 어떤 선택을 하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동산은 선택 하나가 인생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중요한 선택을 마땅한 기준이나 계획 없이 결정하는 것은 투자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후회할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또한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들이 먼저 투자한 뒤에 이미 시장에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을 때 뒤늦게 따라서 들어가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이때 투자자가 시장에 참가하는 시점은 부동산의 가격이 꽤 많이 상승해 버린 뒤입니다.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은 자산의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가격의 방향이 상승일지 하락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분명 투자자에게는 불리한 조건입니다.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도 큰 이득을 바라긴 어렵고, 투자 시점 이전의 상승 폭이 크다면 하락 폭도 클 확률이 높으니까요.
애초에 부자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상대적'이라는 말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진 소수의 사람을 우리는 부자라고 부릅니다. 그저 다수의 선택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은 사람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O/X게임에서 문제의 정답을 잘 모르는 게임참가자들은 다수가 선택한 답을 고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답일 확률이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게임에서 오래 살아남는 법은 문제의 답을 잘 맞히는 것이지 그저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섭게 올라가는 자산을 보고 막연한 불안함을 느낀다면 버스는 다시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영원히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자산은 없습니다. 조바심은 버리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후회할 만한 선택은 피하도록 해야 합니다. 현명한 투자자는 심리에 의한 판단을 멀리하고, 이성적으로 차갑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