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5
“띵동, 도움이 필요합니다”
진달래님이 호출 벨을 누르셨습니다.
잰 걸음으로 다가가 “어르신 부르셨어요?” 하며 손을 잡아 드립니다.
“응 나 테비켜줘”
백세가 넘으신 진달래님은 텔레비전 발음을 이렇게 하십니다.
청소하고 위생 케어를 하다 보니 진달래님 방을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위생 케어 시간은 어르신 한분 한분 일일이 관심 가져줄 짬이 없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누워서 천장만 보고 계셨으니 무척 적적 하셨을 겁니다.
텔레비전 틀어드리고 너무 죄송스러워 제 얼굴 어르신 얼굴에 대고 부비부비 해 드렸습니다.
순간 “저리 가 비켜” 하고 버럭 소리 지르십니다.
깜짝 놀란 저는 “어 어 어 왜 그러세요?”
“냄새나 저리 가” 하시며 저를 밀쳐 내십니다.
저는 ‘제 얼굴에 바른 화장품 냄새가 어르신 비위에 맞지 않아 역하신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빨리 일어나 진달래 님과 거리 두고 물러 섰습니다.
그러나 그건 어리석은 저의 기우였습니다.
저의 살이 닿고 손 잡아 드리니 좋은 마음과 함께 어르신 몸에서 냄새날까 봐 그토록 질색하셨던 겁니다.
“에유 늙은이 얼굴에서 송장 냄새나, 썩는 냄새...”
올해로 108세이신 진달래님은 당신 얼굴에서 냄새난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걸을 수 없으셔서 침상에서 식사하시고 배변 처리 하다 보니 그렇게 말씀하셨던 겁니다.
저는 그 냄새가 좋습니다.
진달래 향기 보다 더 향기롭습니다.
저는 매일 그 향기에 취하고 싶어 요양원으로 출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