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7
일터에서 먹는 밥은 유난히 맛있습니다.
물론, 조리사님의 솜씨가 좋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들의 식사 시간은 늘 행복합니다.
다음 끼니는 없는 것처럼 마지막 끼니인냥 잔뜩 점심 식사 마치고 잠시 숨 고르기 하고 있는데 원장님이 호출하십니다.
“선생님 병원 다녀오세요”
“에이 뭘 이런 걸로 병원에 가요? 내일이면 다 나을 거예요”
“아니 다녀오셔야 해요, 2차 감염될 수도 있어요.
그냥 두면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참나무님은 자주 항문에 손을 넣어 변을 묻히곤 하십니다.
그래서 치매 대응복(우리들은 그냥 '치매복'이라 부릅니다.)을 보호자 허락받고 입혀 드렸습니다.
그 치매복은 애기들 우주복 같이 생겨 어르신들은 많이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을 옷이며 이불에 묻히시고 던지기까지 하시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오전 위생케어를 하면서 보니 참나무님 치매복에 오염이 심해 갈아입혀 드리는 과정에 일어난 사고입니다.
치매복은 위, 아래 한벌로 되어있어 뒷목에서 허리까지 엉덩이에서 발목까지 두 개의 지퍼가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혼자서는 갈아입혀 드릴 수가 없어 2인 1조가 되어 한 사람은 어르신 붙잡고 다른 한 사람이 지퍼를 내려 옷을 벗겨 드립니다.
오늘은 제가 참나무님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등뒤에 지퍼가 있어 앞쪽에서 참나무님 양쪽 어깨 잡고 있는데 갑자기 제 팔목을 피가 나도록 세게 깨무셨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미처 피할 새가 없었습니다.
너무 아파 참나무님 잡은 손을 놓을 뻔했습니다.
피가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아주 세게 깨무셨습니다.
황급히 마무리하고 지혈제와 소독제로 응급처치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물려 상처가 생기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우니 병원 가서 꼭 치료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병원 다녀왔으니 조만간 씻은 듯이 나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