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전을 검색하면, '잉여(剩餘)'는 가치중립적이나 부정적 느낌이 다소 강한 의미로 다가온다.
1. 쓰고 난 후 남은 것. ‘나머지’로 순화. ≒여잉(餘剩) 2. 수학 '나머지'의 전 용어
일본어의 흔적이 남은 단어이기에 '나머지'로 순화하기를 권고하기도 한다고 친절한 알림 글도 있기도 하다. 유의어로는 '여분', '흑자', '찌꺼기'
주관적으로 선택한 의미에는 내 즐거움(어떤 형태든)을 위해, 내 본체가 무엇이든 '말과 글'로 남기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기왕이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하는 잉여 활동이 되어야 하는데, 거기에 1) 에너지와 전력산업 이야기, 2) 과학기술 이야기, 3) 좋은 책 이야기 정도가 내가 가진 지식의 잉여분을 누군가에게는 영양분으로 바꾸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전기를 쓴다. 이 글을 쓰고, 읽는 순간에도 전기를 쓴다. 근데, 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혹시 관심을 가져본 사람은 많지 않을 듯싶다. 그리고 전기를 만드는 전력산업에는 '한국전력'과 '요금고지서' 외에는 생각해본 사람이 절대다수일 듯싶다. 이 공간에는 다수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누군가 알아서 전기를 만들어 주고, 우리는 사용하면 끝나는 세상이었다면 이제는 전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전력산업은 국가와 관련 정부기관, 공기업이 알아서 필요한 일을 하면 되는 폐쇄적 생태계에서, 모두가 참여해서 바꾸어야 하는 개방형/혁신 생태계로 바꿔나가야 한다.
물론, 이 잉여의 공간에 이런저런 글을 채워보겠다고 다짐하는 내가 대단한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전력산업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분야를 재능이 부족하지만 꾸역꾸역 공부해서, 빛나지는 않지만 노력의 흔적이 담긴 박사학위가 있는 (한때) 관계자일 뿐이다. 지금은 전력산업과 여러 이슈를 취미로 공부하는 사람일 뿐 특정 영역의 전문가를 절대 자청하지 않는다. 현재 과학기술을 큰 틀에서 바라보고 관련 R&D 정책을 형성하는 일에 관여하는 직업을 가졌고, 전력산업 관련 주제는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여러 생각들을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종합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을 뿐이다. 문제는 직업 영역인 과학기술 및 정책, R&D 영역 역시 전문가를 자청할 수준이 안된다는 사실이고 역시 남들의 생각을 모으고 정리하여 그래도 의미 있는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좀 더 솔직하게는 이 공간은 남보다는 나를 위해서 존재한다. 내 생각이 허공을 날아가는 일을 아주 조금이라도 막고자 이런저런 글을 써볼까 한다. 거창한 '생각의 공유'로 모두에게 기여하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냥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정리했는지 수년이 지났을 때 읽어보면 재밌겠다 싶다. 특히, 좋은 책을 읽고도 시간이 지나면 "~~ 책을 읽었었지. 참 좋았지"라는 느낌밖에 남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 공간을 통해 "~책을 읽었고, 나는 이런 생각을 했구나"를 되새김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