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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윔 Nov 18. 2023

7.장벽

서울에서 양양으로

땅을 사고 조금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가진 자금이 없었고 결혼과 동시에 코로나도 터졌다.

카페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서 문도 닫아야했다.

우리...망하려나...?

작고 소박한 동산에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처참해졌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패기 넘치던 나는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오히려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동산에서 옆에  그로브동산이라는 아주 예쁜 숙소를 운영하시는 건축 설계사 부부를 찾았다.


우리가 원하는 북분리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 했다.


작은 로스터리와, 작은 숙소 그리고 우리가 살 수 있는 작은 집…

매일 야근하는 그가 홀로 카페에 앉아 야근을 하다 갑자기 돌연사라도 하면 어떻하지? 하는 이상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어쩌면 홀로 남겨지는것이 두려운)나는 야근을 하더라도 내가 언제든 확인 할 수 있는 곳에 그가 있기를 바랬다.


나는 남편처럼 장인같은 사람이 잘되야 한다고 생각했다.여전히 그렇다.


카페는 동산에서 그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퇴근은 북분리로 해야겠다.

그리고 풍경이 좋으니 스테이를 하나쯤 운영해 보면 어떨까?

그정도의 계획이었다. 이게 얼마나 큰일인지 얼마나 대단한 일이지 감도 없었다.


당연하겠지… 평생 도시에서 지식인인냥 키보드나 두드리며 살았던 우물안 개구리 주제에 남들의 일은 늘 우습게 보이는 하찮은 인간 주제에 감이라는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냥 땅을 사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건줄 알았다.


왜 경치좋은 산위에, 들판에 건축물이 없는지, 왜 저 좋아보이는 곳에 저런 허름한 창고만 있는지 소를 20살이 넘어서 처음본 서울촌년에게 시작된 건축의 시작은 참으로 춥고 차가웠다.



일단 땅의 용도에 문제가 있었다.

“농림지역”이니 “계획관리지역”이니 그와중에 계획관리는 본디 “맹지”상태라 “진입로”문제가 걸린다느니….

무슨소리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내 땅은 2차선 도로에 접해있는데????

그랬다. 풀어야할 문제가 산더미였다. 땅을 살때 고려해야 할것들을 일체 고민조차 해본적 없으니 이런저런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고 그런것들을 하나하나 해결 해 나가다 보니 결국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아지는 결과가 도래했다.


군청을 몇번을 들락거렸는지 모른다.

이건요?이렇게는요?이건요??

아마 그때 우리를 좋게 봐주신 이장님과 면장님이 아니었다면 군청에 들어가도 답도 못었고 나왔을지 모른다. 질문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차도 몰랐기 때문이랄까…


그렇게 돌다리나 실컷 두드리던 어느날 설계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었다

“그냥 이 돈으로 다른 땅을 사는게 어때요?”

맞다. 설계를 해보니 건물을 지을 수 있게 진입로를 내고, 면적을 뽑고, 땅을 다지고, 흙을 퍼내고…. 어찌저찌 하면 토목공사에만 1억은 족히 들어가는 것이었다.

1억을 투자해서 지을 수 있는게 20평짜리 단층주택과 2층짜리 작은 스테이라면 정말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다. 다만 1억이 아니었다 이미 들어간 땅값도 있었고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땅을 사용하기 위해 우리가 산 땅값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하고 그렇다 해서 완벽히 아름다운 그림도 아니었다.


당시 건축비가 많이 올라서 500~600선 무렵이었고 어림잡아 계산해 보니 토목공사+건축 7억은 너끈히 들어갈 예산이었다.


하지만 당시 설계사님들이 제안해 주었던 모습은 너무 매력적이었고 너무 가지고 싶은 집이었다.

엄청난 고민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건축을 하지 않으면 어차피 대출도 안나왔다.

시골의 땅으로 대출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냥 다른 땅을 사는것도 역시 대안이 될 수 없었다.

사실 정답은 정해져있었다.

포기해야했다.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찾던지 아니면 땅을 팔던지 그도 아니면 동산 팔던지 뭐든 포기하고 이전을 계획해야 했다.

그냥 아파트로 이사갈까?

마음 한 구석에서 자꾸만 아파트를 이야기 했다.


대출도 훨씬 명확하게 나오니 자금계획 세우기도 좋고, 서울에 비하면 정말 저렴한 아파트...

그래 아파트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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