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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Sep 27. 2022

아이의 언어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아이의 목소리가 저 멀리에서 들려온다. 공기를 통과하고 나에게 들려온 아이의 목소리가 정말 반갑다. 아이는 온몸이 언어가 된다. 힘껏 힘주며 말할 때, 신나게 떠들 때, 화나는 마음을 폭발할 때 사용하는 언어에서 아이의 체온이 느껴진다. 아이들은 소리를 낼 때 물결 타듯 높낮이를 주어 다양한 언어를 만들어낸다. 아이가 불같이 억울해하고 난리 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 아이의 몸에서 뜨거운 김이 펄펄 난다. 기분 좋을 때는 할랑할랑 봄바람을 닮은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마음의 온도를 담아 말하는 말들에 귀를 기울이면, 감정이라는 언어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체온이 느껴지지 않은 차가운 언어도 있다. 그 언어는 침묵이다.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 말도, 침묵의 언어라고 말하고 싶다. 말하지 않는다고 언어가 되지 않는다면, 세상 아이들 마음속의 언어는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다. 언어를 빼앗는 건, 일제강점기에만 있었던 일이 아닐 것이다. 아이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각 가정과 사회가 아이의 언어를 빼앗는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마음속 이야기를 마음껏 말하고,  그 말을 통해 자신의 체온을 느꼈으면 한다. 자신이 하는 말과 몸짓을 통해,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탐구하는 마음을 즐기며 삶을 살기를 바란다. 아이는 이성보다 본성이 앞서기에, 자신의 감각들이 말을 통해 어떻게 정리되는지 끊임없이 내뱉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의 언어가 회복되는 일에 어른들의 빠른 박자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마음의 리듬에 함께 따라가 보면 어떨까.


아이들이 말을 할 때, 앞뒤가 엉키고 맞춤법을 틀리게 말하거나, 주제와 다르게 튀어나오는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말들을 우리는 틀렸다고 지적하지 말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그러면 아이도 스스로의 소리를 듣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말들을 스스로 고칠 수 있게 될 것이다. 바로 그 언어가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빨리빨리를 재촉하면, 잘 받아들이는 것도 감정이 상해 토해내는 게 아이들이다. 나는 아이들의 게으름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김스스로_안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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