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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Sep 28. 2022

통로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아이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낸다. 아이의 세계는 어디로든 통하는 길이 연결되어있다. 아이의 길을 따라 함께 뛰고 걷다 보면, 나도 아이가 된다. 흙이 묻은 옷과 손발, 햇빛에 그을린 얼굴로 아이가 되어 세상을 본다.

  아이가 되어 세상을 바라보면, 고통은 호기심으로 바뀐다. 아이는 고통에 눈을 감지 않는다. 작은 발소리로 아주 천천히,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뒤를 돌아보는 일은 겁쟁이나 하는 짓이다. 아이는 겁쟁이가 되지 않기 위해 전진한다. 무릎으로 설설 기어서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얼굴을 확 들이밀며 고통과 마주한다. 아이는 고통을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지 않는다.


  아이가 느끼는 아픔은 맛있는 것을 먹는 감각에 의해 순간 잊히기도 한다. 마음속에 저장된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야 몸 밖으로 드러날 뿐, 아이의 몸에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아픔이 무엇인지, 고통이 무엇인지 물으면, 아이는 어김없이 뛰어가다 넘어진 기억을 떠올린다. 아이에게 넘어지는 일은 가장 큰 고통이자 시련이 된다. 피가 흐르는 손과 무릎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아픈 감각을 이겨내며 스스로 땅을 딛고 일어나야 하는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너무 쉽게 풀어내기도 한다. 아이들의 호기심은 멈추지 않은 새의 날갯짓처럼 빠르고 힘차게 새로운 길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부모가 없는 친구들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할까, 매 맞는 어린이에게 어떠한 사회적 테두리를 만들어야, 고통하는 모든 것에서 아이들이 길을 찾는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아이는 답을 쉽게 낸다.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답을 아이들 세상에서 찾기 위해,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자.

  아이는 세상을 잇는 통로다. 아이는 혼자 행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고통받는 친구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한다. 아이들의 계획은 신나는 모험이 숨겨져 있다. 모험을 떠나는 아이들은 항상 뒤따라오는 어른들에게 한 팀이 되자 손을 내민다. 세상이 하나로 연결된 통로 앞에서 두려움을 잊은 아이처럼 나의 모험도 그들과 함께 시작된다.@김스스로 (안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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