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스스로 Oct 02. 2022

잘 가

스스로 프로젝트 1탄

  해가 지는 하늘에게 손을 흔든다. 하루의 반을 모두의 빛이 되어주고 아무 대가 없이 뒤돌아서서 뉘엿뉘엿 사라지는, 해가 물든 하늘에게 잘 가라고, 이별을 고한다. 우리는 저 하늘에게 많은 마음을 바라고 빈다. 내가 오늘의 하늘에게 바라는 마음은 단 하나뿐이다. 할머니의 가시는 길 밝게 비추어달라고 빈다. 다리 아픈 우리 할머니가 하늘로 오르는 길 힘들지 않게 구름 징검다리 만들어달라 눈물로 부탁한다.


  이별은 눈물로 가득 채워진 마음을 비워내는 수행이다. 눈물을 비워낸 슬픔에 지친 마음을 잘 도닥여본다. 누군가를 위한 눈물이 채워질 새로운 마음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온전하게 회복해야 한다. 이제 집에 가자. 돌아간 자리에 누워 오늘 본 하늘을 떠올리고, 슬픔과 함께 손을 흔들어 잘 가라고 이별을 고한다. 오늘의 슬픔은 내일까지 가져가지 말자. 마음껏 슬퍼했으니 아름다운 이별이라 말하고 싶다.


  해가 지는 하늘은 새로운 만남을 내게 약속한다. 내일의 하늘을 기대하도록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이유다.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해주는 하늘의 얼굴이 얼마나 어여쁜가. 나는 그러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미워하기만 했다. 어제와 다른 하늘의 얼굴처럼  마음도 회복하고 어여쁘게 변하리라. 하루가 다르게 남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흘러가야지. 사람들이 나에게 작별을 고할 , 아름다운 마음으로 나와 마주하길 바라본다. @김스스로 (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16)

  

작가의 이전글 아장아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