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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Oct 22. 2022

두 사람

스스로 프로젝트 1탄

지친 하루가 가고, 달빛 아래 두 사람, 하나의 그림자

눈 감으면 잡힐 듯, 아련한 행복이 아직 저기 있는데

상처 입은 마음은, 너의 꿈마저 그늘을 드리워도 기억해줘, 아프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 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리


너와 함께 걸을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기억할게 너 하나만으로 눈이 부시던 그날의 세상을 여전히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게


캄캄한 밤 길을 잃고 헤매도 우리 두 사람 서로의 등불이 되어주리. 먼 훗날 무지개 저 너머에 우리가 찾던 꿈 거기 없다 해도 그대와 나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내겐 그보다 더 소중한 걸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 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


서툴고 또 부족하지만 언제까지나 곁에 있을게. 모진 바람 또다시 불어와도 우리 두 사람 저 거친 세월을 지나가리


(성시경)


아이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던 시절이 있다. 태아를 두 번이나 뱃속에서 잃고, 나는 길에 주저앉아, 아무것도 못하던 때가 있다. 나를 일으킨 것은, 남편이었다. 나의 소중한 사람은, 나를 매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나에게, 남편은 마주 앉아, 바깥세상 이야기를 전달해주었다. 세상을 등지려 했던 나를, 다시 살 수 있게,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남편은 절망한 나를 위로하고, 나에게 웃음을 주었다. 남편의 위로는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 나를 조금씩 움직이게 했다. 아이가 우리에게 다시 와주었고, 열 달 동안 온갖 힘든 순간들을 견디고, 수술 끝에, 아이를 만났다. 남편은 그 순간에도, 따뜻한 눈빛으로 내 곁에서 조용히 웃어주었다.

우리는 두 사람으로 만나, 하나가 되고, 세상의 기적을 만났다. 기적 같은 아이는, 우리와 커다란 하나가 되었다. 아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났다. 아이는 아빠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작은 입으로 계속 표현하고, 작은 두 팔로 안아준다.


나는 그날의 후회하는 일이 하나 있다. 나의 슬픈 감정에 잠겨, 중요한 일을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그날의, 남편의 슬픈 마음이다. 아이를 잃은 날에도 남편은 나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았고, 내 두 손을 놓지 않고 괜찮다고 걱정 말라며 웃어주었다. 한참을 지난, 어느 날, 남편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남편이 나 몰래 슬퍼한 마음을 내게 들킨 날이었다. 나는 나의 슬픈 마음 때문에 모르는 척하고 말았다.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아주었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남편의 얼굴을 자주 마주하지 못했다. 남편이 천식에 걸려 건강이 안 좋아져도, 오직 나의 눈은 아이에게 닿아 있었다. 나의 남편은 어느새 흰머리가 히끗한 중년 남성이 되었다. 남편은 아이에게도, 늘 따뜻한 웃음으로 안아준다. 남편은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그 마음이 나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해주었다.


나는 이제껏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도 못했다. 나는 예전의 나와 다르다. 나는 아이의 아픔을 감싸주고 품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었다. 그 마음으로 매일 노력하고 싶다. 남편에게 받은 것보다,  많은 웃음을 주고 싶다. @김스스로 (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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