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프로젝트 1탄
가을나무의 잎은 붉고 노랗게 물든다. 봄, 여름 동안 물을 머금은 나무는, 겨울이 되기 전에 월동준비를 한다. 나무는 나뭇가지 끝에 머무는 물들을, 밖으로 빼낸다. 추운 겨울이 와도 얼어 죽는 일이 없도록, 성장을 멈추은 것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가을나무는 겨울준비에 분주하다.
수분이 빠진 나무는, 푸른 잎에 물과 영양을 공급을 멈춘다. 푸른 잎의 엽록소 생성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잎사귀의 색이 정해진다. 우리는 가을 숲을 찾는다. 빨갛고, 노란색으로 찬란하게 변신한, 오색 나뭇잎의 향연을 즐긴다. 가을 숲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겨울 동안 오래 머물지 못하는 숨들을 모두 내쉬어본다.
가을나무는, 모든 잎을 떨구고, 앙상하게 나뭇가지를 흔들며 홀로 남겨진다. 외로운 겨울의 시간을 잠잠히 견디기 위해, 몸은 한껏 움츠린다. 겨울 어느 날에는 하늘에서 내린 꽃송이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깨운다. 흙색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하얀 눈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나무와 사람은 서로의 변화하는 얼굴을 마주하고, 설레고, 숨 쉬고, 이별을 한다. @김스스로 (안 쓰는 게으름 불태우기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