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시작을 위한 준비와 '작가'라는 호칭의 의미
올 한 해 글쓰기 목표와 배려가 부족한 글에 대한 반성
올해 브런치를 개설하기 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처럼 매주 3편의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지만, 어떤 형태로든 정기적으로 글을 올려야 하는 마감에 대한 부담이 예상됐다. 업무 마감도 힘든데 매일 글쓰기의 데드라인에 괴로워한다면 글쓰기가 즐겁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리 글을 준비했었다. 약 15편 정도, 편당 2천 자 내외의 분량으로 글을 썼고, 글의 잔고가 생겨 마음의 여유가 생긴 시점에 브런치를 개설하고 글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브런치를 하는 많은 작가님들의 마음속에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을 것이다. 이미 그 소망을 이룬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다. 나 또한 글을 쓰기로 맘을 먹으면서 책을 내고 싶다는 막연한 상상을 구체화하는 계기로 삼았다. 보통 250페이지 책이 글자 수가 약 12-14만 자 분량이어서, 일단 12만 자를 채우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글자 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도구가 Ulysses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글자 수, 단어를 확인할 수 있다. 폴더를 만들어서 글을 쌓으면 폴더 내 총 글자 수를 확인할 수 있고, 데드라인을 설정하여 일정 목표를 세우면 매일 써야 할 글자 수 분량이 업데이트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약 7.7만 자 정도의 분량을 썼다. 당초 계획한 일정 목표를 따라가진 못했지만, 분량으로는 목표대비 약 2/3 정도 지점에 와 있다.
브런치의 테마를 건설과 홈레코딩으로 잡았고, 계속 그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썼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썼고, 음악의 연장선상에서 음향을 공부하면서 배운 점도 썼다. 글을 쓰면서 피드백이 늘 궁금했다. 홈레코딩이라는 주제가 생소하진 않을는지, 부족한 필력에 이야기가 잘 전달되진 않을지, 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어떤 느낌이 마음에 남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최근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에 좀 반성하게 되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건설은 네가 잘 아는 분야여서 그런지 쉽게 읽히고 잘 이해되는데, 홈레코딩은 가끔씩 잘 이해되지 안지만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생긴다고 했다. 내 언어로 다시 표현하자면, 건설은 쉽게 쓰지만, 홈레코딩은 어렵게 쓴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홈레코딩이 정말 즐겁다. 올해 가장 열정을 쏟은 분야 중 하나이고, 그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성장과 재미를 이야기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엔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을까.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용어와 불친절한 설명 때문이거나, 혹은 이 내용은 어려워도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을지 싶다.
그동안 내 글의 독자는 항상 나 자신이었다. 오랫동안 일기를 쓰며 훗날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돌아보기 위해 썼다. 하지만 지금 브런치 글의 독자는 내가 아니다. 내 주변의 지인들과 동료들, 그리고 직접 알지 못하지만 내 글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읽어주신다. 그동안의 글이 독자를 생각하며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일기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은 글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브런치의 계정을 생성할 때 ‘작가’라고 칭하는 이유는 글을 읽는 독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독자들께 조금은 더 친절하고 상냥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올 한 해 글을 쓰면서 보여주신 마음과 관심, 많은 라이킷, 구독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내년에도 꾸준히 건설과 홈레코딩, 책,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에 대해 열심히 쓰고 싶은 동기가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올 한 해 읽어주신 덕분에 큰 힘이 되었어요.
조금 더 친절하고 상냥한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