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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TAE Mar 29. 2021

외장공사와 스트링 Mock-up의 이해

Ensound 강의리뷰-3. MIDI String Mock Up

Mock-up이라는 용어의 이해


건설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를 다른 분야에서 만난다는 것은 재미난 일이다. 기본적으로 경험에 비추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혹은 다른 의미로 쓰이더라도 그 의미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전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에세이에서 ‘글을 묵혀두었다가 고쳐 쓴다’는 의미로 ‘양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건설업의 맥락에서도 이해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건설에서는 콘크리트를 타설 한 후 양생 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고 일상 업무에서 쓰이는 용어이지만, 이를 소설가가 '글을 고쳐쓰기 위한 준비의 의미'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은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스트링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다가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Ensound의 스트링 강좌를 신청해서 듣기 시작했다. 강좌 이름이 재미나다. 작곡가 주인로 Master의 <MIDI String Mock-up>. “Mock-Up”이라는 용어는 건설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이다. 위키피디아에는 Mock-Up을 이렇게 정의한다.


실물 모형(實物模型) 또는 목업(mockup)은 제조업과 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인이나 장치의 스케일 모델 또는 풀 사이즈 모델을 가리키며, 교육, 시연, 설계 평가, 프로모션 등의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 적어도 시스템의 기능 중 일부를 제공하고 설계 테스트가 가능할 경우에 목업은 프로토타입으로 부를 수 있다. 목업은 주로 사용자들로부터의 피드백을 습득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에 의해 사용된다.

(건축 분야) 프로젝트 구성을 시작할 즈음에 건축가들은 계약자들에게 검토를 위한 실물 모형을 제공하기도 한다. 디자인 팀이 물질과 색 선택을 검토할 수 있게 하고 제품 주문 전에 수정을 할 수 있게 한다. 건축 실물 모형은 퍼포먼스 테스트(예: 창 설치 시 침투수 방지)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얼마나 세부 설비들이 설치되었는지 하도급 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실물 모형이라고 번역되는 이 단어는 본공사 착수 전에 미리 일부분을 설계도서대로 시공하여 기능 및 디자인 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의미한다. 혹은 시공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품평회를 위한 샘플 시공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MIDI 스트링 Mock-up이라는 것은 미디 음악으로 스트링의 편곡을 사전에 만들어보고, 최대한 원음과 유사하게 만들어 어딘가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 실제 스트링을 녹음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스트링 편곡을 해서 누군가에게 어필하거나 세일즈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목적이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사전 준비와 검증의 의미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디 스트링 목업의 커리큘럼 일부 목록. (협찬 아닙니다.)


건설 외장공사의 2번의 Mock-up


대형 건축물을 시공할 때 골조를 감싸는 외피를 외장이라고 한다. 외장공사는 보통 유리나 커튼월, 각종 판넬로 구성된다. 외장공사는 시방서 상 2번의 목업을 한다. Visual Mock-up, Performance Mock-up을 한다.


Visual Mock-Up(VMU)은 말 그대로 보여주기 위한 목업이다. 건설은 도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외장의 디자인과 계획을 도면을 통해 나타낸다. 도면을 이해할 수 있으면 사실 목업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건설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눈으로 보며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Visual Mock-up은 고객의 이해를 돕고 세부 디자인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 현장도 사무실 앞에 목업을 만들고 의사결정권자에게 몇 가지 사항을 컨펌받았다.


Visual Mock-Up으로 디자인이 확정되면 이후에는 기능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한다. 외장공사는 건물 외부의 온도와 습기를 차단하고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견디어 내야 한다. 외부 온도로 인한 건물의 수축 팽창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도 흡수해야 하고 강한 바람에 의한 압력도 받아야 한다. 이런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Performance Mock-Up(PMU)을 만들고 테스트를 한다. PMU는 테스트를 하기 위해 시험소가 있는 곳에서 제작한다. PMU Test가 가능한 시험소는 국내에 2-3곳 정도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 현장은 충주에 있는 시험소에서 시험을 하기로 했고 PMU도 그곳에서 제작했다.


건설 경력이 짧진 않지만 PMU Test는 이번에 처음 봤다. 거대한 챔버(Chamber)에 실물 모형을 만들고 밀실 하게 막는다. 온열 시험을 하고, 물을 뿌리고, 거대한 비행기 엔진으로 바람을 만들어 압력을 가한다. 그렇게 시험해서 현재 설계대로 시공 시 물이 새진 않는지, 압력으로 인해 외장 부품이 많이 흔들리진 않는지, 혹은 압력에 의해 유리가 깨지진 않는지 확인한다. 그렇게 시험하고 설계상의 문제점과 시공 시의 취약점을 검토해서 실제 건물에서는 물이 새지 않는 디테일과 시공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도 뿌리고, 바람의 압력을 주며 시험한다.


String Mock-Up의 노하우와 디테일


다시 강의로 돌아오자. 강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미디로 스트링 편곡을 하려면 이해해야 하는 디테일이 많았다. 최대한 실제 스트링에 가깝게 사운드를 만드는 것은 실제 현악기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고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산 모양의 모듈레이션을 만드는 것이라던가, 미디의 음과 음 사이를 겹치게 연결해주지 않으면 레가토의 소리가 자연스럽지 않고 딱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소리가 정박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Track Delay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은 많은 경험을 통해 체득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첫 노트의 velocity 양이나 Bow change 활용방법도 눈에 뜨이는 노하우였다.


스트링 미디 Mock-Up은 최대한 원래 악기의 소리를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설의 외장 목업이 설계의 특성을 반영하여 취약부위를 찾고 테스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는 Mock-up이 아니라 본 시공과 같이 계속 실제로 만들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현장도 이제 외장공사를 시작한다. 나도 이것저것 연습해보며 스트링을 나의 스타일과 음악, 본시공으로 만들어봐야겠다.


P.S 공부하며 만들어 본 <요즘 어때> 스트링 버전입니다.

같이 들어보세요~^^


https://youtu.be/EcSFulT8N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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