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의 <왠지 그럼 안될 것 같아>로 듣는 꾸준한 글쓰기의 의미
이를테면 베토벤이 만일 평생 동안 9번 심포니 하나밖에 작곡하지 않았다면 베토벤이 어떤 작곡가였는지, 그 상이 잘 떠오르지 않겠지요. 이 거대한 곡이 어떤 작품적인 의미가 있고 어느 정도의 오리지낼리티를 가졌는지도 그 단체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심포니만 해도 1번에서 9번까지의 ‘실제 사례’가 일단 연대기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비로소 9번 심포니라는 음악이 가진 위대성을, 그 압도적인 오리지낼리티를, 우리는 입체적이고 계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