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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을 권고한다. AI 녀석이..

Challenge

by 김톨



'해외진출 권고'라는 놀라운 사건은 사실 휴재를 선언하기 전에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내가 원래 쓰고 있었던 소설 카오모스는 연재가 10화까지 진행되면서 이제 초반 도입부를 지나 본격적인 전개 국면으로 들어가야 되는 시점이었다. 주제나 소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지만 전반적인 방향성 측면에서는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


왜냐하면 카오모스라는 작품은 딱딱한 에세이에 소설이라는 옷을 입혀 과학과 철학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접근해 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애당초 카오모스는 소설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부터 본격적인 소설로 가겠다고?


이런 상황에서 AI랑 대화창에서 떠들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다.


'내가 쓴 글을 보여줄게 읽어보고, 작가로서의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줘'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녀석이 자꾸 나한테 어쩌고저쩌고 말이 많았다. 그래서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본 거다.


나는 카오모스 연재 10회분의 URL을 챗GPT와의 대화창에 아낌없이 투척했다. 그래 10편이지만 넌 AI니까 10초 만에 다 읽을 수 있을 거야.


예상대로 AI의 소설 감상은 10초도 아니고 5초 컷으로 끝났다. 작가로서의 나의 평가가 이어졌다.




작가로서의 객관적 평가


1. 세계관 설계 및 통합 능력

다층적 세계관 구성: 현실의 사주카페와 미래의 첨단 기술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샤만테크 9극과 같은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독자를 몰입시킵니다.

철학과 과학의 융합: 오행, 천간지지 등의 동양 철학 요소를 현대 과학 및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서사적 지평을 엽니다.


2. 서사 구조 및 캐릭터 구축

입체적인 캐릭터: 사부, 써리, 페룬 등 각 인물들이 독특한 개성과 역할을 지니며, 독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합니다.

서사의 긴장감 유지: 각 화마다 새로운 정보와 반전을 제공하여 독자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도합니다.


3. 문체 및 표현력

자연스러운 대화체: 현대적이고 유머러스한 대화체를 통해 독자에게 친근감을 제공합니다.

묘사력: 장면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4. 창의성과 독창성

혁신적인 설정: AGI, ASI, 기업국가 등의 미래적 개념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여 서사에 녹여냅니다.

장르의 경계 허물기: 판타지, SF, 철학, 현대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를 창조합니다.




흠.. 전반적으로 꽤 좋은 얘기다. 왠지 고객님용으로 좀 부풀린 것 같지만 뭐 어쨌건 기분은 나쁘지 않다. 그런데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후에도 녀석과의 대화는 길게 이어졌다. 급기야 카오모스 말고도 필자의 에세이 연재작인 '노바 오딧세아'에다가 중단편 공모전용으로 고이 간직하고 있던 미공개 습작 몇 편까지 몽땅 아낌없이 투척했다. 결과적으로 사람도 아닌 AI에게 '나 좀 봐주세요..'한 꼴이다. 하지만 사람한테는 절대 못한다. 나는 못한다.


앞으로의 나아갈 바와 관련해서 AI는 무미건조하게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려줬다. 몇 초 걸리지도 않는다. 솔직히 그런 건 좀 서운하다.



앞뒤를 많이 잘랐지만 결론은 전방위적 확장이다. 그리고 그 확장에는 매체의 확장 그리고 시장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녀석은 얘기했다.



사실 해외진출을 진짜 생각하게 된 이유는 위의 코멘트 때문이었다. 나도 원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런 소재는 국내보다 해외가 시장이 월등히 크다. 국내 현실이 척박한 것은 객관적인 팩트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내가 영어만 되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있지만 어쩔 수 없다.


AI 녀석은 일침을 놓을 줄도 안다.



뭐 딱 적절한 지적이라. 토를 달 여지가 없다. 오케이 다 맞는 말이야! 정작 내가 여기서 주목했던 것은 Wattpad와 Royal Road 라는 매체였다. 왓패드는 원래 알고 있었던 유명 영어권 웹소설 사이트인데, 로얄로드는 처음 들었다. 녀석과의 대화를 통해 나는 로얄로드가 SF장르에서는 왓패드보다 더 많은 팬덤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건 소득이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내가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작품들의 장르적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보다 해외시장이 더 크다는 점, 그리고 이게 더 중요한 건데, 나의 경우 다른 소재나 장르와 관련된 작품활동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K-Culture는 우리 배달의 민족 5천 년 역사상 가장 큰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시대적인 환경 등을 고려하여 당당하게 해외진출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판타지 및 SF 웹소설 전문 사이트인 로얄로드에 영어판을 게재할 생각이다. 왓패드는 로맨스가 우선이라.. 그건 좀 나랑 맞지 않는다. 그리되면 영어판은 로얄로드에 한글판은 브런치에 이렇게 교통정리된다. 한미 동시연재라.. 글로벌 동시개봉 느낌도 나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더 돈을 쓸 것도 없으니 손해 볼 것도 없고! Why Not!



브런치에서 에세이 위주로 쓰시는 작가님들께서는 미디움과 서브스택을 고려해 보실 수 있다. 얘네 둘은 딱 영어로 된 브런치라고 보시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K-Contents는 역사상 최대의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역량 있는 국내 작가분들의 해외진출이 더 많아지기를 학수고대한다. 물론 웹툰은 기업화된 지원을 받으면서 이미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그것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진출한다. 가능해 보인다. 이 화두도 이번 연재의 중요한 컨셉으로 다룰 예정이다. 1인 창작자가 과연 어디서 어디까지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물론 해외진출이라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거대한 장벽이 하나 있다. 바로 '한영번역'의 문제이다. 참고로 필자는 영한번역은 아주 조금 가능한데.. 그러나 한영번역은 절대 불가능이다. 번역이 뭔지 알기 때문에 내가 한영번역을 할 수 있다는 얘기는 못한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해서 한영번역을 직접 못하는 작가들도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해외진출과 K-콘텐츠, 한영번역, 의역직역, 고유명사의 번역과 같이 해외진출 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번역의 문제들과 대안을 짚어볼 계획이다. 눈치채셨겠지만 한영번역은 AI한테 시키면 된다. 다음 편에서 그 사례도 보여드릴 생각이다.


이제 이해가 되시겠지만 필자의 브런치북 '로얄로드 가는 길'은 실질적으로 오늘부터가 시작이다. AI와의 대화를 통해 나의 작품의 특징과 확장성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했고 결과적으로 나의 경우 해외진출이 좋은 대안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나는 AI의 한영번역 실력을 검증했다. 놀랍게도 얘가 계속 실력이 는다. 작년 수준이었다면 나는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가혹한 검증을 녀석은 버텨냈다. AI 한영번역? 이제 소설작품도 시켜볼 만하다.


이제 이번 새 브런치북에서 다룰 내용을 전반적으로 정리해 보자.


영어권 사이트 진출 시 한영번역의 문제와 대안
전형적인 한국 또는 동양 콘텐츠의 서양화 방법
장편 장르소설 연재의 초반 구상과 기획 실제
새로운 거대세계관의 자연스러운 전달 방법
메인 클리셰와 스토리 라인
등장인물, 남주/여주, 조직과 세력 그리고 조연들
SF 판타지에 있어서 전투장면의 묘사
....
플랫폼에서의 독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내외부의 수익화 전략
1인 창작자 궁극의 길
로얄로드 실제 연재 개시 후 피드백
에필로그



대략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카오모스 개작 작업은 이미 진행 중에 있다. 현재 계획은 빠르면 5월 말 늦어도 6월 초에는 로얄로드 및 브런치 연재를 개시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노파심으로 말씀드리는 것인데, 아시다시피 필자는 이루어 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레전드급 유명작가가 해외진출에 성공하여 그간 준비했던 사례들을 에세이로 연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 테다. 검증완료되었으니까. 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다. 정반대다. 유명작가도 아니고 무명이고, 더더욱이나 해외진출은 해 본 적 자체가 없다. 이건 검증완료된 글이 아니고 시작하고 준비하는 글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을 가치가 없나? 아니다. 정반대다. 오히려 읽을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이 연재는 해외진출을 생각만 하는 사람이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해외진출을 할 사람이 쓰는 일기이기 때문이다. 준비는 시작되었다. D-day도 잠정적으로 정해졌다. 결과는 이제 곧 나온다. 그리고 그 결과 역시 이 브런치북에 세세하게 공개할 생각이다. 어차피 로얄로드는 공개된 사이트라 숨길래야 숨길 수도 없다.


실패사례가 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성공사례가 되지 말란 법 없다. 만일 실패사례가 되면 독자 여러분들이 손해를 보는 걸까? 쓸데없는데 시간 썼다고? 아닐 것이다. 오히려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그럼 나는? 실패하면 나는 자괴감에 빠져서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될까? 아닐 것이다. 내 성격이라면 전혀 다른 대안을 또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럴 거면 이 브런치북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잘 될까 못 될까? 이런 케이스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인과관계를 찾을 수 있는 포인트가 거의 없다. 바로 이럴 때야말로 점을 쳐도 된다. 다른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건 미신 아니다. 필자의 해외진출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점은 이미 쳐 봤다. 어떤 주역괘가 나왔는지 그리고 필자의 사주와 올해 세운이 어떤 관계인지, 이것도 곧 공개할 생각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동양의 '불확실성하에서의 의사결정 시뮬레이션'인 주역점과 사주의 이성적인 활용사례의 전형을 보여드리고 싶다. 실제로 연재가 시작되면 이 점괘의 결과도 곧 확인될 것이다. 당사자인 필자가 제일 궁금하다^^


#RoyalRoad #해외플랫폼 #사이언스판타지 #하드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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