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제목이 끌려서 읽어봤다.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을 기반으로 어떻게 우울과 불안을 통제할수 있을 지에 대해 알려준다. 바로 실행해 볼 수 있게 각 챕터 마지막에 방법을 넘버링해둔게 참 친절하다고 느꼈다. 장점은 여러가지 방법들이라 자기한테 맞는 걸 찾기 쉬울 거 같았다. 그리고 관심있는 심리치료 방법이 뭔지도 간략히 알려주니 어떤 분야에 흥미가 생기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단점으로는 너무 다양하고 챕터마다 말하는 치료법이 달라서 약간은 정신없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치료방법에 대해 쉽게 써놔서 읽기는 편했다. 주로 수용전념치로, 긍정심리치료, 자비중심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만약~하면 어떡하지?로 치환된 언어의 포장지로 자신의 두려움을 어설프게 싸매놓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하면 어떡할거야? 라는 질문을 주변 사람들에게 진짜 자주 해서 좀 찔렸다. 사실 할 말 없을때 주로 하는 거였는데 무의식적으로 두려워 하는 것?들을 이렇게 물어본건가? 아님 여기서 말하는 만약에~는 그냥 혼자서 넘겨짚어 걱정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갑자기 만약에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이유가 궁금해져서 프로이트의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에 대해서 읽어봐야겠다.
“추상적 언어의 포장지를 벗겨내고 두려움의 실체를 마주하는 질문을 던져봅시다. 지금 나는 무엇을 피하고 싶은 거지?”
내가 피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누가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떤걸 두려워 하는지 혼자서도 생각하는게 어려운데 이런 공개적인 곳에서 적는건 더 어렵다. 아무리 독후감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주알고주알 다 적었지만 두려움에 대해서는 쓰고싶지 않고 일기장에 적고싶다. 나중에 그 두려움을 극복했을 때 여기에 써야지.
“인간의 심리적 고통을 다루는 임상심리학은 특히 이러한 개인차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둡니다. 왜 어떤 사람은 심리적 고통에 더 취약하고, 어떤 사람은 심리적으로 더 건강한가? 이와 관련된 요인들을 찾아내 개입할 수 있다면,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입니다”
다른 심리학 책을 읽을 때보다 임상심리학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인상깊었다. 임상심리학에 대한 책을 더 읽고 심리적 고통에 취약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와 특징,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우리는 무언가를 행하는 방법은 일평생 열심히 배우지만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법은 좀처럼 배울 기회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태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불편하게 경험합니다”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여러가지를 계속해서 배웠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훨씬 많고 여러 매체에서도 열심히 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건 열심히 살지 말고 놀라는게 아니라 가만히 있는 상태도 불편하지 않다는 걸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퇴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소속없이 가만히 있는 상태가 불편하고 무섭다. 그치만 이게 불편한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내 자신과 대화를 더 자주 해야 한다.
“소통과 의존의 욕구가 적절히 표현되고 충족되지 못하면 그러한 욕구는 뒤틀린 형태로 발현됩니다. 현실에서 해소되지 못한 욕구는 공상 속에서 부풀려져 비현실적 존재를 갈망하기에 이릅니다. 그 존재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나를 사랑해줄 것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꿰둟어보고 나를 이해해줄 것이라고,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이는 현실에서 타인과 실제 교류를 해본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흔히 나타내는 마술적 사고의 일부입니다”
이전에 사랑에 대한 책에서 나온 내용이랑 비슷하다. 무조건적으로 나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환상. 예전엔 이런 사람을 원했고 상대방이 그렇지 않으면 실망했다. 근데 그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걸 알게 되는데 왜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허상이라는 것, 내 결핍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나니 그 다음 연애에서는 좀 더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이걸 ‘마술적 사고’라고 부른 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이 책은 이렇게 어떤 심리학, 사고에 관한 건지 세세하게 알려줘서 좋았다.
“끝이 있고 완성될 수 있는 것은 목표이고 끝이 없는 지향은 가치에 해당합니다”
내 삶에서의 목표와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완성될 수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내 회사를 만드는 것? 끝이 없는 지향은 뭘까. 목표에 대해서는 자주 생각해봤지만 가치는 별로 생각을 안해봤다.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면 내가 원하는 가치는 행복, 명예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이직에 실패함으로써 자신이 지금껏 믿어온 가치가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삶으로 인도하는 표지판이 아닐 수도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 그가 느끼는 무력감은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상실감에서 비롯한 듯 보였습니다”
이 사례가 나랑 너무 비슷해서 놀랐다. 신입때 대기업 떨어지고 중소기업 다니다가 연차 좀 차고 경력으로 재도전하는데 또 떨어지는 이야기고 심지어 이 사람도 디자이너다. 작년 하반기에 쓴 곳들을 모두 떨어지고 오픽도 만료되니 무력감이 진짜 심했다. 왜 이러고 있는건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이직을 왜 원하는 건지에 대해서도 생각정리가 안됐다. 난 왜 대기업에 다니고 싶은가? 돈 많이 벌고 싶어서? 대기업다니면 주변에서 괜찮게 보니까? 물론 입사하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내 삶의 가치를 스스로 정리하지 못해서 왜 꼭 그러한 기업을 가고싶은지 말을 못하는듯 싶다. 이번에 쉬면서 삶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겠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하나의 문이 닫히고 다른 문이 즉각 열릴 수도 있고,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습니다.”
대학 졸업이라는 문이 닫히고 현 회사라는 문이 열렸다. 곧 여기의 문도 닫히고 그 다음 문을 열어야 될 때가 왔다. 언제 열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열릴거라고 생각하니 전보다 덜 불안하다.
“삶은 꼭 행복과 불행의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순간은 양쪽 어느 극단이 아니라 그 중간의 어디 즈음을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 흐름에 휩쓸려 넋을 놓고 지내기보다 물결의 흐름과 온도,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주변의 소리를 더욱 생생하게 느껴보려고 합니다”
그냥 있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순 있다. 그런데 이렇게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게 아니라 주변과 나에 대해 자각을 하고 인생을 느끼며 살고싶다.
(밀리기준)477p의 문답이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중 나한테 제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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