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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Feb 27. 2021

산책의 기쁨

걷다 보면 문득 하고 뭉클해진다


뱀 출몰 지역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예전 직장 근처이기도 하고 이젠 집근처라 정말 수십번도 더왔을텐데 선유도공원에서 처음 가본 공간도 있었다.


벤치에 앉아 은은하게 들려오는 오르골 소리를 따라 고개를 드니 풍경이 바람의 소리를 낸다. 세게 불수록 더  빠르고 크게 부딪힌다. 서로 다른 우리가 충돌했을 때 사실은 이렇게 멋진 연주가 울려퍼졌던 건 아닐까 싶었다가 말도 안되는 상상, 하고 만다. 지난 한주 내내 나는 하루하루가 그저 빠르게 흘러갔으면 했다. 하지만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보고 지나쳤던 것들을 살펴보고 있노라니 여전히 절박하지 못했던 나의 태도가 조금은 아쉽다. 공간에 담긴 나에게 주목하기 보다 내가 보는 풍경이 나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바라보는 것. 굳이 토요일 아침 산책을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나저나 이 카페는 정말 정말 커피가 맛있다. 사장님 말씀대로 금귤 맛이 난다. 저번에 봤던 비숑 친구를 또 만났다. 비숑은 처음부터 털이 보송보송하게 자라는 건 줄 알았는데 빗질을 하면서 펴주는 거라 하셨다. 직접 물어본 건 아니고 파양된 비숑을 데려온 손님과 나눈 대화를 엿들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충분히 유익하다).

선유도공원 한쪽 풍경
선유도공원 근처 카페 브라이트사이즈


귀여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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