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의 마지막날
지난 한 달 내내 나는 우리가 서로를 갈아먹고 마신다며 괴로워했다.
노인이 제 몸 보다 몇 배는 큰 리어카를 끌고 나아가지도 못할 걸음을 뗄 때.
손님들로 북적이는 식당 안, 쉴 틈 없이 그 좁은 틈을 비집고 치우고 나르고 닦는 내 또래의 외국인 노동자를 볼 때.
매일 아침 졸음이 쏟아져도, 쓰러질 겨를 없이 큰 핸들에 겨우 몸을 기대어 걱정만 한 버스를 몰아 나를 회사 앞에 내려주는 버스 기사님의 지친 얼굴을 볼 때. 인생은 고통이라 생각했다.
누군가는 어깨를 갈아 삶을 연장한다. 누군가가 손목을 갈면 나는 그것을 받아 먹는다. 난 염증이 가득 찬 무릎을 갈아서 일터로 향하고 일하는 내내 손가락을 갈아버린다. 스스로를 갉아먹기도 했다.
하지만 사월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친구의 또 다른 시작을 축하하며, 나는 지난 한 달간 나를 뒤덮었던 것으로부터 단번에 자유로워졌다. 우리가 함께한 20여 년의 세월을 돌아보니 때때로 거칠고 모나고 불쾌하고 얼룩졌어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래서 아름다웠다. 서로가 애써서 버텨온 나날이기에 더 감사했다. 모두 괜찮아졌다. 인생은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