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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Sep 13. 2017

미진이가 내 SNS가 '제일' 재밌다고해서

일상 짧은 글 모음


미진이가 내 SNS가 제일 재밌다고 그랬다.
나는 이상하게 페이스북 네모 박스만 보면 정신을 잃는 듯.
혹은 페이스북 =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는 그릇
이라고 포장하고 싶다.

 

17/9/13
일이 몰려서 한번에 3~4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작성 중인 문서 날아갈까봐 다른이름으로 저장해놨는데 나중에 찾으려니까 없는거지. 한참을 뒤적거리다가 빵터졌다. 파일명: 개바빠



17/9/11
한장과 한잔 그리고 환장: 어제 곤트란쉐리에에서 크루아상과 아몬드머랭을 결제하면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카드를 분실했다. 하지만 분실한 건 카드 한장이 아니다. 음료 한잔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나의 커피빈 핑크카드 스티커가 그 체크카드 앞면에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체크카드와 화이트포레스트아이스블렌디드 한잔을 잃은 것이다. 재발급받으러 신한은행에 가야하는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오늘은 꼭 화이트포레스트아이스블렌디드를 한잔 사마셔야겠다.



17/8/21
마감 때문에 1분 1초가 급박한 건 알겠는데 기사 내용 중 '나와 타인'을 타이핑한다는걸 '아놔 타인' ......... 아 내 인성...... 진짜 아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7/7/28
"손가락이 뿌러졌니? 혀가 녹았어???" 내용을 들어보니 남자친구가 술을 늦게까지 마시고 연락도 안한 주제에 적반하장 대사를 읊었나보다. 여자는 분노해서 쏴리질러~ 중이고 나는 어느 커플의 세세한 과거사를 연도별로 강제 리쓰닝 중...
여러분 이것이 커플의 폐해입니다. 커플하지마세요. 여자분 방금 한숨 엄청 크게 쉬셨는데 혼자만 괴로운게 아닙니다.. 지금 두분때문에 버스안에 있는 몇명이 괴롭습니까? 일단 전 확실히 괴롭습니다. 그러니까 두분때문에 세명이 괴롭습니다. 1+1=2 가 아니고 3이 됐다고.. 일 더하기 일이 30일수도 있구요.



17/7/28
'하나님은 사랑이세요'를 타이핑했는데 고개들어 문서를 바라보니 '사나님은 사랑이세요'.... 역시 사나는 사랑인가... 띠듀김빱?....



17/7/26
사호선 지옥철탔는데 재수있게 존잘 백인 둘 사이에 낑김. 내가 손잡이 못잡고 허우적 거리니까 뒤에서 받쳐주면서 알유오케이 백번 물어봤다. 비록 한정거장 뒤에 그들은 내렸지만 참으로 좋은 생이었다.



17/6/1
나란 여자는 기계와 친하지 않아서 아이폰 왜쓰는지 스스로도 의문. 그런 내가 업데이트같은 것 할리 없음. 그런데 책읽으러 방문한 카페 와이파이가 정말 너무너무 빵빵한거임. 그래서 은근슬쩍 업데이트 버튼을 눌러봄. 그리고 약 15분 뒤 경악을 금치 못함. 삭제한 번호 200여개가 다시 그대애애애애애애로 저장돼 있는게 아닌가. (이거 왜그런거임? 아직도 의문. 너무 무식자인가)
아무튼 그래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짜증이나서 3일에 걸쳐 번호를 싹 삭제(1년이상 연락 안했으면 삭제. 카카오톡 프로필 구경하기 힘들다). 그리고 카톡을 탈퇴하고 다시 깔았더니 이번에는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있는 남자들의 카톡 쇄도.

"잘 지내?"
"잘지내니?"
"오 유예 다시 등장? 폰 바꿨어?"
"사진 예쁘네"
"자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괜히 탈퇴했다가 다시 깔아서 관종캐릭터 잡힘 아씧 아니라고 아니라거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아니라공ㅇㅇㅇㅇㅇ 아 짜즣 ㅇㅁ나ㅣ러ㅣ아ㅓ




17/4/25
돈 좀 내고 싶은 미용실
단연 서비스를 제공받고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할인 등의 혜택을 받고 싶은 것도 당연한 마음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한 미용실에 돈을 내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그러니까 우리 회사 일층에 있는 미용실에.
1층 미용실 원장은 처음 방문했을 때 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앞머리 자른 비용을 받지 않았다. 지금까지 다른 미용실에서 앞머리 커팅 비용으로 3000원 가량을 지불해오며 '앞머리 커팅 몇번치고 너무 비싸다'라고 생각해오긴 했는데 막상 그 돈을 받지 않으니까 내가 다 죽겠는거지.
나는 이 미용실이 내 바운더리 안에 있고 원장이 사이드 앞머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이 가게에서 꼭 앞머리를 자르고 싶은데. 돈은 안받으면 부담스러우니까. 그래서 오늘은 기필코 꼭 돈을 내리라 다짐했다.
처음엔 현금으로 준비해가서 무작정 던지고 올까도 생각했지만 그건 너무 볼품없고 예의없어 보일까봐 정중하게 정색을하고 돈을 지불하기로 결심. 연분홍 앞치마같은 것을 두르고 심오한 앞머리 커팅이 끝난 후 내가 계산대로 가자 "에이 왜이러시냐"고 먼저 묻더라.
그래서 나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저는 오늘 정말 비용을 내겠다고 결심하" 까지만 말하고 '고 왔어요'를 끝내 말하지못했다. 나는 진지한 얼굴로 출입구로 등떠밀려 그대로 퇴장. 다음에 갈땐 진지한 표정대신 근육을 키워 가야겠다. 나 진짜 힘유예인데 힘에서 밀림. 다신 흔들리지 않으리.




2017/2/9
페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알수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알고 싶지 않은 사람이란다. 얘야.




2016/ 1/6
(가산디지털역에서 60대 할아버지들이 우르르 나가자 큰 목소리로) "쟤네는 애기야 애기. 애기라구. 딱봐도 60대 애들인데 젊은 것들이 노인네가 앞에 서 있는데 뻔뻔하게 앉아있고 말이야. 딱 봤는데 지보다 연배가 많으면 어이구 어르신 하고 얼른 비켜야지 싸가지들하고는. 하긴 내가 여든 셋인데 그 나이로 안보이는 것도 문제야. 내가 아직까지 일을 하잖아 이 나이에도. 그래서 그런지 다들 나를 일흔 다섯정도로만 보더라고. 그런데 또 말이지 내가 따져보면 여든 다섯이야. 그때는 원래 다 두세살씩은 그저 먹었잖아. 호적 등록을 늦게해서."

:(내 남편이 아니라서 하는 책임없는 말일 수 있겠다만)귀여운 어르신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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