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
꿀 벌, 자살하다
양봉농장의 벌들이 별 다른 이유 없이 무더기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벌들이 그냥 죽을 리가 없는데 무슨 일인가 싶어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그러자 슬픈 표정을 한 여왕벌이 눈앞에 나타났다.
나: 꿀벌님, 최근 꿀벌들이 갑자기 무더기로 죽어서 농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꿀벌님: 저희들은 인간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환경을 인지한답니다. 카나리아가 공기의 오염상태를 알리듯, 벌들은 환경오염 상태를 알리는 역할을 해요. 우리 벌들은 깨끗한 곳에서만 살 수 있죠. 벌은 해독이나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유전자가 다른 곤충의 절 반 밖에 없답니다. 양봉하는 곳의 벌들이 집단으로 죽은 이유는 결국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양봉할 때 장소를 자주 옮겨서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먹이로 주는 설탕시럽은 영양분이 부족해요. 게다가 살충제나 항생제는 해독력이 약한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해요. 벌들은 병에 걸리면 방향 감각을 상실해요. 그래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그렇게 바깥에서 무더기로 죽은 거라고요.
대화를 하는 데 마음이 너무 아파왔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벌들에게 미안했다. 우리들이 하는 일들은 정말이지 자연의 바람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꿀벌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 아세요?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랍니다.
나: 전자파가요?
꿀벌님: 네. 전자파는 지구의 핵에 흡수되면서 전파 간섭으로 지구의 자기장에 혼란을 주어요. 그러면 꿀벌들은 자기장이 변하니까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집을 찾아가지 못해 죽는 거라고요. 그러니까 휴대폰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해주세요.
나: 휴대폰의 전자파가 그렇게 안 좋은 줄 몰랐어요. 벌님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오면 인간들에게도 안 좋다는 것이겠죠. 몸이 피곤할 때 핸드폰 근처에 있으면 몸이 아파왔는데 역시 전자파가 자연의 센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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