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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나요?

여러분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으세요?

이 얘기를 하려니 갑자기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그의 이름은 존 케이지

그리고 곡명 4분 33초 


1954년에 발표한 이 작품에서 연주자인 존 케이지는 그야말로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피아노만 바라보다가 그 시간이 끝나고 조용히 퇴장합니다.

이 사이에 청중에게 들린 모든 소리가 음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곡가나 연주가에 의하여 제시된 음악적 재료를 어떤 법칙이나 제약을 무시한채

무작의로 선택, 표현하는 음악을 우연성의 음악이라고 한다네요 ^^ (조사 좀 했습니다.) 

오늘 하고픈 얘기는 소리입니다.

음악이라고 하면 멜로디가 있어야 하고

음이 있어야 하고 

무언가 인공적으로 생산해내는 것만이 들을 만한 것이고

돈을 내고 소장할 만한 것이고

그렇게 물질에 연연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저도 말입니다.


오랜세월동안 익숙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게 힘들어

새로운 것이 주입되면 한 동안 저항하려 하고

직장에서도 새로운 일이 닥치면 왕창 스트레스를 받고... 

그렇게 익숙하게 바라보던 소리를 조금 다르게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마음을 열고 보면 이 세상이 영화고 드라마이며

우리는 그 속의 주인공이겠지요

주인공이면서도 조연이기도 하고, 감독이기도하고, 엑스트라이기도 한... 

존 케이지 아저씨가 어떤 의도로 그 곡을 발표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공간의 울림과

사람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

또 조마조마해 하는 마음의 소리

이거 뭥미 하는 표정의 소리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참 재미있다! 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흠..때로는 강렬한 무엇에 사로 잡혀

다른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두렵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는 한 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것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려

실제와는 왜곡된 기억을 가진 경우도 허다합니당 ㅠ.ㅠ 

콘서트에서 가수의 목소리에만 집중 해서

뒤에 앉아 있는 드러머라든지

옆의 베이시스트의 표정과 땀은 못보는 게 아닌지

또 영화를 볼 때 주연 배우들에게만 시선이 쏠린 나머지

다른 조연 배우들의 코믹함과 양념을 쉬이 잊는 것은 아닌지

또 예쁜 혹은 잘생긴 친구에게만 관심이 쏠린 나머지

정말 자신을 사랑해 주는 바로 옆의 친구의 따듯함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말은 이렇게 하는 저도

말만 나불나불 거리는 것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ㅋ 



분명히 새는 계속 지지배배 했을 텐데

이제서야 겨우 새들이 숲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들립니다.

시골에 산지 몇개월 밖에 안되는 왕초보 시골둥이입니다.

그래서 새들이 각각 다르게 우는 것은 들리는데

도대체 뭔 새인지 알 수가 없군요.

아는만큼 보인다라고 했는데

아는만큼 들리나 봅니다.

소쩍새 참새 딱따구리 매 등등 새 종류는 많을 텐데

당최 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저는 그냥 다 새! 라고 밖에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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