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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사회와 장애인

독일대학에 다녔을 때의 일이다.

나는 함부르크라는 독일에서는 제법 큰 도시에 살았는데

우리나라 대도시처럼 크다라는 느낌보다는 여유롭다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학교를 가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야 했었는데 

한참 바쁜 출근길인데

버스기사가 정류장마다 한참을 서는 것이었다. 

'무슨....일이지?' 하고 앞을 내다보니

(당시 2000년대 초반) 굴절버스에다가 장애인석을 구비해놓고 있던 벤츠 버스는

정류장마다 휠체어탄 사람들을 위한 자동 받침대를 내리고 있었고

몇몇 정류장 마다 휠체어를 탄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탔다.

그걸보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 기다렸고

타는 사람도 아무렇지 않은 듯 버스에 탔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나라에 장애인이 많은 건가 아니면 우리나라에 장애인이 없는 걸까?

곧 깨달았다. 이 나라는 장애인이 다니기에 또 시선들이 우리나라 처럼 불편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것을

그것뿐만 아니다.

당시만 해도 유모차를 몰고 시내에 나오는 엄마들을 적어도 한국에서는 잘 볼 수 없었는데

함부르크에서는 유모차를 몰고 시내며 공원이며 버스며 지하철을 누비는 엄마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이동을 할 때면 늘 유모차를 몰고 공원에서 쉬는 아줌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유모차를 보려면 아파트 단지에서나 가능하지 않았나?

흠 그리고 공원이 정말 많았다.

크고 잘 꾸며진 정원이 아닌 구석구석 쉴 만한 곳에 초록초록한 공원이 참 많은 느낌이었다. 

여튼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가 독일을 보며 느낀 점은 

여유롭다라는 것이었다.

물론 나쁜기억도 있다. 사실, 이게 너무 맘아픈 기억이라 별로 그곳에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캐나다에 살 때에는 인종차별 같은 것은 별로 안 겪었는데

유럽에서는 독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일상적으로 겪었던듯. 

소도시에서 유학했던 친구들은 독일에 대해 굉장히 좋은 기억을 안고 한국에 왔는데

나도 소도시에 갈걸. 

흠....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제일 적응하기 힘든 점이 face-paced life 라고 한다.

나도 너무 빨리 돌아가는 우리나라 현실에 소외감이 든다. 

한편으로는 fast 하기 때문에 요즘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시골에서 살아도 여유로운 느낌이 없다. 

시간은 많이 있지만 뭔가 마음이 여유로운 느낌은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많고 적음보다 사람들의 마음자세에서 나오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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