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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가 말한다 - 산다는 것은


이번에 추사 김정희의 삶을 다룬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의 작품보다는 두 번에 걸친 유배지에서의 삶을 조명하고


그의 마음, 그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작가적 상상을 보태어 썼답니다.




사람은 평생에 걸쳐 한 가지 주제가 있다고 하지요.


내가 유난히 자주 맞이하는 삶의 주제


그것이 내게 이 땅에 사는 동안 주어진 공부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경우는 그것이 외로움의 감정이 아니었을까.....


그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채웠기에 불이선의 경지로 넘어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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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유배지, 작가찍음>



외로움에 익숙해지면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익숙해 있었네. 8세 때 가족의 품을 떠나 큰 아버지 댁에 양자로 들어갔을 때부터 어린 시절의 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가문의 종손으로서 역할을 해야 했지.



당시 경주김씨 월성위가문은 양반 중에서도 왕가의 혈통과 인연이 깊은 명문 사족이었기에 나라는 존재는 그저 개인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평범한 양반가에서 태어났다면 내 삶은 달라졌을까. 지금껏 알려진 추사의 삶보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르지.




당시의 나는 그저 학예의 길로만 갈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내가 짊어진 가문의 무게가 무거웠다. 현대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는 가문을 잇는다는 것, 조상을 모시고 종사를 이어간다는 것은 조선의 근간이자 정신을 이루는 것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지구에서 종교와 이념의 대립으로 나라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처럼 효와 명예가 중요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가문이라는 것이 무척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왕가의 혈통와 인연이 있는 월성위가의 종손이었던 나는 단순히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조상님과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스러져간 우리 가문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잘못을 저질러 유배를 갔던 정치적 희생으로 유배를 갔던 나는 죄인 아니더냐. 떳떳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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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유배지>




어린나이에 부모를 떠나 큰 아버지 댁에 와서는 친부모 곁에서처럼 편안하게 있을 수만은 없었다. 종손에 맞는 법도를 익히고 행동거지도 갖추어야 했지. 하지만 그들과의 인연도 얼마 못가 끝나고 말았다.



양자로 온 다음 해 큰 아버지는 유배를 가셨고 그 후 노모, 양부, 조부께서는 잇따라 세상을 하직하셨지. 궁이라고 불렸던 그곳, 월성위궁, 영조임금이 딸을 시집보내면서 하사했던 집인 그곳은 어린 내가 홀로 지내기엔 너무나 적막하고 슬픈 곳이었다. 슬프기 이전에 공포스럽고 황망한 감정마저 느꼈다.



당시에도 어린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독서하고 글씨를 쓰는 것 밖에는 없었다. 마음 놓고 어리광을 부릴 수도 슬픔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12세 때 조부와 양부를 잃고 3년 상을 치렀지. 그렇게 종손의 도리를 마치고 집안일을 추슬러 갈 무렵 혼인을 하였다. 그렇게 평범한 생활을 되찾는 가 싶었지만 16살이 되던 해 다정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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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관>



여러 죽음을 경험하면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어린 시절의 경험은 평생을 좌우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가까운 분들의 잇따른 죽음으로 영원의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웃고 이야기 하며 상대방의 따뜻한 체온을 느꼈는데 한 순간 숨이 멎고 이 세계를 떠나는 것이 너무나 이상학도 무서운 경험이었다. 삶이란 무엇이며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즉 생각하게 되었다.



삶을 벗어나 영원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누리다 죽은 후 더 이상 시간과 공간을 함께 나눌 수 없다는 것에 미치도록 사무치고 그리움의 감정을 느꼈다. 이런 경험 때문에 일찍 불교에 빠진 것일지도 모르지. 죽음 후의 세계에 대해 알고 싶었고 나도 위로 받고 싶었기 때문이지.



삶과 죽음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며 오래 지속될 것만 같은 나의 삶도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자각하였지. 나에게 무한정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고 태어난 이상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느꼈지. 이 경험으로 인해 나는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을 하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단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구나. 몸을 입고 한 생을 살아가는 것, 이것도 어찌 보면 하나의 경험을 하고 가는 것이로구나. 나는 내 삶을 마칠 때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모습을 하고 돌아갈 것인가?’



<신간> 조선의 별, 추사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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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별, 추사김정희: 추사에게 삶을 묻다              

책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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