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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 Jul 14. 2021

잘 만든 '루틴'은 참 많은 것을 바꾸더라

기업의 홍보담당자인 나는 최근 흥미로운 설문을 진행했다.

'당신만의 루틴은 무엇인가요?'가 요지였다. 감사하게도 200여 명이 넘는 직원과 가족분들이 자신만의 루틴을 소개해 주셨다. 정말 다양하고도 소소한 루틴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루틴들은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었다. 기억에 남는 답변들은 다음과 같다.


"잠에서 일어나자마자 다시 잠들지 않도록 침구 정리하기"

"아침 잠에서 갑작스럽게 깨지 않기 위해 화장실 불 안 켜고 씻기"

"군대에서 늘 듣던 알람음 소리로 아침잠 달아나게 만들기"

"일요일 오후에 주변 지인들에게 안부 카톡하기"
"자기 전 배우자와 함께 오늘의 감사노트 작성하기"


일견 보기에 노력이 필요해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분명 루틴이 되어 일상을 바꾸어 나가는 것들이었다.


최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의 루틴을 기획해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방법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특히 루틴을 '기획'한다는 관점은 많은 생각을 남겼다.


이를테면, 내가 조금 더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싶다면, 루틴을 기획하기 위한 필수 질문들이 있다.

 Q. 현재 내가 아침 출근 전까지 별 노력 없이 항상 하는 루틴들은 무엇인가?

 A. 알람음 끄기, 씻기, 커피 마시기, 머리 말리기, 옷 입기, 휴대폰 답톡하기

  

 A.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Q. 아침에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을 확보하여 셔틀버스를 타는 것, 매일 발생하는 커피값을 아끼는 것

 

 Q. 이 개선점을 위해 내가 기획해야 할 루틴의 흐름은 무엇인가?

 A.  아침 알람콜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3곡으로 구성하여 일어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할 것

     전날 밤 캡슐커피 내리는 것 세팅해놓기 > 아침에 바로 버튼만 클릭

     일어나자마자 바로 침구 정리하기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내버스 시간 어플 휴대폰 메인에 설정해 놓기

     전날 밤 세팅해 놓은 옷 그대로 입기

     전날 밤 듣고 싶었던 팟캐스트 2편 들으며 출근


아침에 항상 하는 루틴들에 디테일한 내용을 추가했고,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끄러운 루틴들로 재구성하였으며, 잘 이어지지 않는 루틴 사이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종의 사탕과도 같은 새로운 루틴들을 추가했다.


이러한 흐름들을 잘 기획한다는 것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이기에 가능하다. 내가 가진 욕구와 기피하는 것들을 잘 알고 이를 이용하여 미리 기획해 놓는다면, 그 흐름을 좇는 것은 한결 쉽다.


일단 실천해보면 확실히 다를 것이다.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다양한 루틴 중 이 글쓰기 또한 내가 기획한 것의 일부이니까. 그리고 이러한 루틴들이 모여 내 일상을 변화시키고, 나에 대한 긍정적 믿음을 키워준다.


삶의 다양한 변곡선 속에서도, 나만의 루틴들을 기획하고 만들어 나간다는 건 어떻게 보면 참 낭만적이지 않을까. 내 삶을 내가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셈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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